브런치, 꼭 연재해야 하나요?

그건 너무 부담스러운데

by 아침이





사람들은 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어 할까? 인터넷에 ‘브런치 작가’를 검색해 보면 브런치 작가 승인받는 꿀팁, 브런치 작가 N수 도전기 같은 글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한 글들의 공통된 조언은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이야기를 써보라 말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그것이 브런치 스토리의 정체성이란 뜻이다.



나 역시 나만의 이야기가 있었기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그런데 막상 작가 승인을 받고 나니 그때 제출했던 연재 계획은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별다른 계획 없이 쓰고 싶을 때마다 쓰고 있는 '초보작가는 오늘도 씁니다' 매거진 글만을 꾸준히 쓰고 있다.


매거진은 부담이 덜해서일까. 매거진은 일종의 ‘말머리’나 ‘태그’처럼 느껴진다. 넓은 도화지에 내가 좋아하는 스티커들을 종류 별로 붙이는 놀이처럼 즐겁다.


반면 연재는 시작 전부터 목표로 하는 명확한 청사진이 있어서 그것을 위해 정교하게 밑그림을 그리고, 맞는 자리에 올바른 색을 꼼꼼하게 칠 해야 하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선에서 어긋나면 처음 계획에는 어긋난 영 다른 그림이 나올 것만 같은 기분.



이런 부담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나에게 글쓰기는 편한 것이었다. 가장 꾸준하게 쓰던 글쓰기인 일기를 떠올려보면 더더욱 그렇다. 일기를 쓸 때에는 무엇을 쓸지 고민하지 않는다. 일단 펜을 든다. 그리고 적어 내려 간다. 그러다 보면 털어내지 못한 생각들로 한 페이지가 금방 채워진다. 쓰고 난 후에도 그 결과물을 다시 들여다보며 품평하지 않는다. 몇 개월 혹은 1-2년 뒤의 내가 읽어 보고 ‘음 그때의 고민이 이렇게 해결되었군’ 하는 경우가 다시 읽어 보기의 전부일 것이다. 어떤 때에는 감정이 격정 적일 때도 있고 메마른 어조의 단순한 일정의 나열이 전부일 때도 있다. 회사에서의 짜증 나는 일로 시작되었다가 끝에 가서는 보고 싶은 아빠를 그리워하며 끝내기도 한다. 심지어는 끝을 맺지 않을 때가 있기도 한다.

쓰는 사람 : 나

읽는 사람 : 나

쓰는 목적 : 그때그때 내 마음 따라 다름


아주 간편하고 단순하다. 일관되지 않아도 문제없고 주제가 없어도 된다.


브런치 연재는 왜 그렇지 못할까? 계획했던 이야기를 잘하고 싶다는 부담감이 앞서 서겠지. 하지만 나만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건 아닐 테다. 브런치 작가들 모두가 그런 마음을 한구석에 두고서 글을 쓰고 발행할 텐데 그럼에도 매일 연재를 하는 성실한 작가들이 있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들처럼 정해진 날짜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끌고 갈 힘을 가지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답은 하나다.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도전해야 한다.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 자리에만 머물면 성장할 수 없다. 마감에 쫓기는 기분이 들더라도,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한 대로 글을 이끌어가는 것. 완벽하지 않고 부족해 보여도, 정해놓은 날에 글을 세상에 내놓는 것. 그게 작가로서 또 다른 성장을 위해 지금의 내가 넘어야 할 산이고, 오늘부터 시작될 브런치에서의 두 번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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