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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봇 Jun 21. 2020

08. 3개월 간 번 돈을 한 달만에 잃은 이유

B급에서 A급이 되고 싶어졌다.

08. 3개월 간 번 돈을 한 달만에 잃은 이유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단어는 사실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어떤 것이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오래해 온 사람에 비해 지식과 경험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한 판단이 미숙해 실수하기 쉽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 우리는 용인하는 수준이 더 넓기에 그 결과값에 대해 쉽게 받아들인다. 초심자의 행운은 이 반대의 경우에 발생한다.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 성과를 내었을 때, 그것을 '능력'이라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고 판단하여 결국은 '운'이라고 치부한다. 여기서 초심자의 행운이 발생한다.


 이 초심자의 행운은 꽤나 달콤하고ㅡ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 흥미를 가지기 아주 좋은 동인이 된다. 하지만 초심자는 말 그대로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만 붙는 타이틀일 뿐, 반복이 된다면 더 이상 초심자가 아니다. 몇 번의 경험을 한 초심자는 이제 준비해야한다. 


 행운에 의한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결과를 쟁취할 준비를.




[3개월동안 번 돈을 한달만에 다 잃은 이유]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이 크게 주저앉으면서 마스크 5부제를 패러디한 한강 5부제(한강에 뛰어드는 것도 5부제다) 라는 씁쓸하지만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단어가 등장했다. 그와 더불어 지금이 기회 아니냐며 개미주주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늘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어려워 보이던 주식의 장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장으로 바꾸어버렸다.


 나 또한 그 동학개미운동의 참가자로 지난 3월 처음으로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 시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하는 지라 모토는 아주 간단했다.


'커피값이나 벌어볼까?'


 커피값이라고 해봤자, 사내 지하 커피숍의 아메리카노는 2,500원 정도였기에 정말 소소한 돈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루에 커피값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주식으로 3주일만에 투자금 300을 가지고 25만원 수준의 월간 점심값정도를 거뜬히 벌었을 땐, 속된 말로 뽕맛에 취해 친구와 동기들에게 도리어 주식 전도사가 되어 그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썩 좋지 않은 전도였던 것 같고, 그 중 절반 정도에게는 이 자리를 빌어 미안하다고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내가 얼마를 벌었고 잃었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주식의 결과에 대해서는 약술하겠다. 이 3주의 결과치로 인해 나는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지금은 3~5월 3개월 간 벌었던 돈을 6월 한 달간 모조리 다 잃어버린 상황이며, 지금도 손실은 진행 중이라는 심심하지만 슬픈 소식을 먼저 밝힌다.


 이런 좋은 비기너스 럭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주식 투자에 실패했던 요인은 추가적인 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겠다. 앞서 기술했듯 사실 비기너스 럭은 굉장히 좋은 징조이다. 어떤 일을 했을 때, 곧바로 성과가 나타나는 것만큼 초심자가 흥미를 가지기 좋은 방법은 없다. 눈에 결과물이 보이는만큼 일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인데, 이럴 때에 좀 더 고민을 하고 더 잘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선 '학습'이 필수적이다. 특히 무한한 시간과 자본이 있지 않은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경험'의 양을 늘리는 것에는 큰 한계가 있다. 시행 자체를 해볼 수가 없는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학습'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나는 흥미만 가졌을 뿐,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다. 결국 내가 한 것은 감에 의존한 코인토스였고, 결과는 몇 번의 후면이 반복되며 제목과 같이 한 달만에 잃어버렸다.


 만약 주식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면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3개월 간 주식으로 번 돈을 한 달만에 잃은 상황은 생각보다 씁쓸하긴 했으나, 또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을 테니 오늘의 이 생각을 얻는 것으로 비싼 대가를 치뤘다고 생각하겠다.




[글쓰기도 공부가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 작가 신청을 할 때에 나는 지금의 프로롤그인 'B급에서 A급이 되고 싶어졌다.'라는 글로 단 번에 합격을 했다. 그 당시엔 누구나가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인만큼 적당한 줄글이라면 브런치 쪽에서 허가를 내주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긴했으나, 어찌되었든 나는 그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것에 행복해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눈에 결과가 보이는 그 '작가'라는 단어에 흥미를 가져 쓰기 시작한 이 글의 몇 에피소드가 다음 메인 페이지에 올라가는 영광마저 맞이했을 때에는 글쓰기를 규칙적으로 해야겠다는 결의까지 다졌다.


 그리고 이게 초심자의 행운이라면 지금부터 내가 해야하는 것은 경험과 학습일 것이다. 꾸준히 글을 쓰는 나는 이제 더 이상 초심자가 아닐거고 그렇다면 내겐 이제부터 이런 아주 감사한 행운은 점차 없어질 것이다. 이제부터는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일궈야 하는 숙제가 될 것이고 그를 위해서 나는 꾸준히 고민하고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


 더 좋은 결과를 일궈내기 위해서 나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책 읽기를 습관화하기 위해 하루에 자기 전 30페이지를 읽기 시작했으며, 지하철에서는 휴대폰 게임 대신 네이버 뉴스 증권 페이지의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글을 쓰기 위해 매일매일 소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일상에서도 소재거리를 찾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제 주식에서도 브런치에서도 내 초심자의 행운은 끝났다. 이제 초심자의 행운만큼의 성과를 이룩하기 위해서 학습할 것이며, 언젠가 맞이할 중급자의 행운 또한 기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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