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설렘
"형 다녀올게..!"
LA에 도착한 셋째 날 아침, 출근을 준비하는 형에게 인사를 하고 형의 차 키를 받아 3박 4일의 여정을 출발했다. 세 번째 방문이어서 캘리포니아의 운전이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혹여나 발생할지 모를 돌발상황에 겁은 살짝 났다. 그러고 보면 이전에 가족들을 다 데리고 일주일 넘게 여행을 다니던 4년 전의 그 시절은 참 무모했었네..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오롯이 혼자서 4일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도무지 어떨지 감이 오지 않았다. 급하게 캘리포니아 행을 정한 뒤 비행기 티켓팅을 하고 ESTA(전자비자)와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으면서 오로지 머릿속에 떠올렸던 장소는 데스밸리와 서해안의 1번 국도뿐 그 외에는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은 탓이기도 했다.
KT의 VIP찬스를 써서 로밍은 무료로 사용하고 가방 속에는 옷가지 몇 벌과 카메라 3대, 노트북, 그리고 필름 10 롤 정도가 전부였기에 총일주일의 여행치곤 아주 허술해 보였지만 그래서 오히려 홀가분하기도 했다. 내가 이고 질 수 있는 정도의 무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겨진 까닭이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형과 형수의 배웅을 받으며 차를 몰았다. 당연히 목적지는 데스밸리였는데 아마도 형의 집에서 4시간 정도 떨어진 그렇게 먼 곳은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구글맵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거의 어디든 갈 수가 있다. 다만 셀룰러폰의 신호가 잘 터지지 않는 국립공원의 안쪽에서는 당황할 수가 있으니 오프라인으로 미리 맵의 데이터를 받아서 가면 내비게이션까지는 아니어도 방향 정도는 확인할 수가 있다. 그렇게 무덤덤한 듯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출발했고 머지않아 황토빛으로 가득한 광야의 길을 마주할 수 있었다.
19.11.01
Nikon F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