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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1.30
후련하지만 한편으론 기분 좋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젠 더 이상 주말의 느긋한 햇살이 내리쬐는 2시에 혜화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한주마다 새로이 탈바꿈하던 북서울 꿈의 숲을 지나는 100번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됩니다.
성인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제 하나의 로망이었습니다. 특히 카페 알바를 하고 싶었지만, 경험이라고는 하나 없는 제게 자리는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7번째 이력서를 써서 제출했을 무렵,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3월 9일부터 첫 출근을 했습니다.
마냥 즐거웠고, 모든 게 새로웠습니다. 매주 한 시간을 달려 혜화로 오는 시간마저 애정했고,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하며 기숙사로 돌아가는 그 순간을 아꼈습니다. 3시부터 10시까지 근무였기에, 황금 같은 주말과 맞바꿔야 했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공부는 오전에 채워 넣고, 새벽 시간을 빌려 놀았습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인사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수도 없는 경험을 했고, 일기장이 한 장씩 다채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주 한 주 달라지는 라떼 아트를 바라보며 소중한 뿌듯함을 얻었고,
들이닥치는 설거지들을 하며 스스로를 시험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0살의 봄에 만나, 겨울에 떠납니다.
거진 9개월간 고생도 많았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경험을 하고 그에 따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몇 번을 되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고 그동안 저와 잠시라도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