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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기에 가장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좋다”
국어 사전에서 ‘아무래도’의 뜻을 찾아보니 어떤 일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라는 뜻입니다.
받아들임. 용인의 성격을 불어넣어 저는 이 말을 쓰곤 합니다. 합리화와는 다른 것입니다. 합리화는 스스로에게 그 상황을 맞추는 것이지만, 이 말은 그 상황에 저를 맞추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 오든 받아들이겠다는 제 굳은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이후의 제 마음입니다. 오히려 받아들이기에 편안함에 이르를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속에서 늙어가듯 우리에게 다가오는 그 모든 것들을 적시고 싶습니다. 물줄기가 돌을 피해가지 않듯 우선은 품습니다. 그 뒤에 서서히 깎아낼지, 고이 감쌀지 결정합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는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언젠가는 바다같은 사람이 되어
너를 품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