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면서 살자
확실히 방학 중에 하는 알바는 내게 더 큰 행복이다.
학기 중에는 작은 행복들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기숙사로 돌아가서 생각할 남은 할 일들도 없고, 다음날 들어야 하는 수업들도 없다.
덕분에 하나하나 제대로 느끼며, 힘든 순간조차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단 하나의 샷을 내릴 때도 어떻게 쓴 맛을 없앨 수 있을지 주의하면서 탬핑하고, 정성스레 플레이팅도 한다.
여유가 생길 때는 라테 아트도 해주며 어느 정도의 여가생활로서 카페 알바를 인식하고 있다.
신체검사를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당연히 1급을 받아주었다.
내 생각보다 군대 생활은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단체 생활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혼자만의 시간이 거의 없는 것은 나에겐 꽤 고역일 것이다.
처음으로 제대로 밤을 새보았다. 알코올의 힘을 빌려 밤을 새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밤을 새우고 귀가하는 길은 정말 힘들었다.
밤을 새울 때는 집 근처에서. 그런 교훈을 얻었다..
그렇게 난 알바로 인한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밤을 지새우며 몸을 혹사시켰고, 다음날에는 바다로 수영까지 가는 바람에 몸에 무리가 제대로 왔다.
그렇게 목, 금요일은 확실한 안정을 취하고자 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카투사 지원.
작년과 달리 앞당겨진 일정으로 인해 영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거의 없었다.
난 솔직히 하기가 싫다.
카투사 말고 일반 군대로 가도 크게 차이는 없을 것 같고, 만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방학 때도 기숙사에 남기로 결정했고, 계절학기도 토플 공부 때문에 취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선 토플 공부를 해야만 한다.
물론 나는 새로운 목적을 갖고 이 방학을 내게 맞게 보낼 자신이 있지만, 부모님의 생각은 좀 달랐다. 일단 지원은 해보시길 바랐다. 아... 근데 난 진짜 하기가 싫다. 이미 학기 중에 공부는 할 만큼 했고, 성적도 만족스럽게 받았다.
그래서 계절학기는 신청도 하지 않았고, 방학 중에 공부를 또 하고 거기에 더해서 시험까지 쳐서 넘어야 될 점수가 있다는 것은 내게 너무 가혹했다. 최악이었다.
그렇게 엄마한테 전화해서 신세한탄을 좀 했다.
사실 결국에 토플을 공부해서 시험을 칠 것이라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 사실이다. 난 어쨌든 간 하게 될 것이다. 그냥 엄마한테 하는 소심한 반항인 것이다.
엄마의 말에 꼬투리도 잡아보고, 반대 의견을 계속해서 내비치지만 결국엔 나도 엄마랑 같은 의견인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으로 한 번 더 느끼게 됐다.
파고 들어보면, 인생에 재밌는 건 없다.
영상 매체도 딱히 재미가 없고, 노는 것도 재미가 없다.
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 나는. 그래서 찾는 것이 고통이다.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작은 여유가 진심으로 소중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결국 재밌게 살기 위해선 재미만을 추구해선 안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행복한 것만을 추구해서도 안된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선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조화'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냥.. 뭐 정답이란 게 없으니까 내 인생에는.
정말 정답이 없다. 선악의 명확한 기준도 없고, 이상조차 주관적인 기준에 불과하다. 그런 많은 기준들은 몇 가지의 우연이 겹치기만 해도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명확하고 깊이 있고 진심으로 느끼는 것뿐이다.
모든 일에 진심으로. 진심으로 아프게 느끼고, 완전히 몸을 맡겨서 행복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하기 싫은 토플 공부도 손끝부터 발끝까지 하기 싫음을 느껴준다.
그런데 뭐 거기까지다. 진심으로 느끼고, 변화가 없다면 그냥 내게 주어진 운명을 따라간다.
물론 내가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내가 운명을 바꾸는 것이 그 순간 내 운명인 것이다.
그럼 그것조차 순응한다. 반항조차 운명에 순응하는 행동일 수도 있으니까. 그 과정 속에서의 옳고 그름은 지금까지의 내가 잘 판단해 줄 것이다. 하지만 반항에 너무 많은 힘을 빼지 말고, 어차피 적절한 순간까지만 나아가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내가 설정한 하루하루의 작은 틀 속에서 살아가는 나. 정말로 나에게 올바르고 좋은 방법 같다.
혹시 살아가는 데 너무 잡생각이 많고 여러 상념 때문에 힘드신 분들께는 내 방법을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 이보다 좋은 방법은 아직 찾지 못해서... 누구에게나 잘 들어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무신론자다. 정말 무신론자다. 하지만 운명이 있다는 것은 믿는다. 운명.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운명은 저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신과 운명이 다른 점이 있다. 신을 거스를 때에는 많은 조건,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운명은, 충분히 우리가 거스를 수 있다.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우리의 운명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를 살아낸다.
운명에는 여러 갈래가 있지만,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수 없다. 운명에 정답이라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또 다른 운명일 뿐이다. 그 길을 선택한 것뿐이고.
이런 생각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분 좋게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래서 이럴 때마다 내가 나에게 부여한 조그만 틀을 다시 확인하고 하루를 살아나간다. 어쩌면 내가 쳐놓은 울타리라고 볼 수 있겠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비록 경험도, 생각도 한참 부족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이 말만큼은 정답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되면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되지만..
어쨌든 인생에 정답은 없다~ 그게 내 지금까지 인생의 결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