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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Jan 06. 2024

동그란 세상에서 뾰족하게 살기

목표 설정은 때로 의지의 문제 아니다.


단어 몇 개 외워 수능 시험에 대처하려는 무모하고 아득한 수험생의 머릿속과 답답한 마음을 나는 안다. 새해를 맞아 재테크 5년 계획을 세우자고 마음 먹고 난 다음부터 내 안에 두려움과 자괴감이 가득 찼다. 내 서재에부자 마인드셋, 각종 주식과 부동산, 금리와 재무제표 등등에 관한 책들이 가득 꽂혀 있지만 그 사이 두려운 기억들도 같이 끼어 있었다. 작년 이맘때쯤 재테크 도서 3권을 아주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은데,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만으로는 막막했다.


5년 계획에 대해선 분명 도움이 필요했다. 러닝이나 글쓰기는 잘 모르긴 해도, 어느 정도는 의지의 문제인데 재테크는 도저히 그런 수준이 아닌 것 같아서 짝꿍에게 말했다.


 "이번엔 꼭 도와줘. 어차피 공동 목표니까."


짝꿍의 반응은 한동안 뜨뜨미지근했는데 알고보니 생각을 정리하고 있던 것이었다. 우리는 달에 한 번씩 재무회의를 갖는데 나는 그 시간을 좋아한다. 수입과 지출을 점검하고, 저축과 갚아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 목표를 다지는 시간이 삶의 활력이 되었다. 적어도 짝꿍이랑 대화를 하는 동안엔 막연한 두려움이 구체적인 설렘으로 바뀌곤 했다.


경기장에 등판하지 못하고 벤치에만 앉아있는 건 의지가 부족하거나 두려움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구체적인 루트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선수는 경기장에, 장군은 본진에 있는 게 맞다. 그 곳에 있지 않고 주변을 맴돈다면 저절로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Be Your Future Self Now, 47)


일단 경기장에 들어서면 어떤 비난을 받아도 일단 선수에게 득이다. 선수는 어떻게든 배움과 기회를 얻는다. 평론가를 위해, 악플러나 비난을 일삼는 관중을 위해 움직이고 만들고 쓰지 않는다. 언제나 성공은 정적인 동사다. 집중, 몰입, 그리고 오직 한 마음인 사람이 쟁취하는 것. 도달해야하는 지점이 아니라, 매일 새로워지는 일이다. 어제보다 새로워서 즐겁고, 내일도 새로워질테니 설레고, 이 모든 일이 무사히 일어남에 감사하게 된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해도 재능이 없으면 한계가 있고, 재능이 있어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 이 삼박자가 다 맞는 일은 은총에 가깝다. 성공은 새로운 실패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실패에서 배우는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계속 도전하면서 삶의 이유를 찾을 것이다. 선순환이다.


북클럽 채팅방에 아이들은 이런 질문을 올렸다.



1등은 항상 좋은 걸까?

꾸준히 할 수 있을까?


너무 1등을 하고 싶고, 꾸준히 해보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질문이었다.


오늘의 댓글:

"1등보다, 1등의 태도, 부지런함, 핑계없는 단단함이 더 멋져."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에 지나치게 생각하고 분석하다 벤치에만 앉아 구경을 즐긴다. 재밌고 안전하지만 배우는 건 없다. 질문을 하고 그걸 비웃거나 왈가왈부하는 말이 조금이라도 들리면 그 학생을 채팅방에서 내보내겠다고 했다. 진심이라고. 모르는 걸 바로바로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답을 바로 찾질문이든, 한 달 후에 찾을 질문이든.


아침 러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한 주간의 미션레터를 모아서 다시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주저하지만 나름대로 워크북을 꼼꼼히 작성하는 모습에 다음 주에 보낼 새로운 미션 레터를 구상해본다. 뭉클 북클럽을 시작하길 잘한 것 같다. 나는 경기장에 들어섰다. 더 새로워질 일만 남았다.


그래서 오늘의 미션은: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1등이란 목표를 위해 1등의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명료한 계획, 아웃풋의 양, 핑계 없는 실행, 질문 데이 외의 질문 횟수, 친구의 질문에 대한 배움 나눔 등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나름’의 주관적인 시선이 아니라 누가봐도 확신이 드는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자기 평가를 해봅시다.


한 주 동안 고생 많았어요. 우리는 좀 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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