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뭉클 Dec 18. 2023

우리들의 질문 데이: 뭉클북클럽을 만들기까지

You are what you ask

우리에겐 질문 데이Question Day가 있다.  

              

한 사람을 위한 책을 골라주는 서비스인 북큐레이션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깔려있다:

한 사람에게 '꼭 맞는' 한 권의 책이 있다.     

     

이 문장을 질문 데이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한 사람에게는 '꼭 맞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좀 더 뾰족하게 말하면,

한 사람에게는 '꼭 맞는' 하나의 질문을 위한 '하루'가 있다!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자신이 주도적으로 질문할 날을 정한다. "한 달에 한 번 가지고 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질문은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코웃음 칠지도 모르겠다.          


어떤 것도 궁금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 질문을 귀찮아한다. 하는 것도 받는 것도. 하나 마나 한 질문, 질문을 위한 질문은 힘이 빠진다. 질문을 잘하는 것과 질문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일단, 자연스럽고 익숙해야 한다. 난 그걸 원해. 어떤 이벤트나 평가 같은 질문 말고, 숨 쉬듯이 익숙한 질문. 으레 하던 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원하는 질문하는 문화다. 그래서 질문 데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쏟아낸 질문과 답들이 모여 뭉클 북클럽이 탄생했다.                             

          


무심코 던진 질문, 봇물 터지듯 나온 대답들, 그리고 다시 질문.


우리는 11번이라든지, 5등이라든지, B반이 아니라 희망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1등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나도 1등 좋아한다. 엄밀히 말하면, 1등의 태도를 좋아한다. 날카로운 간절함, 현명한 예의 바름과 진실한 부지런함 같은 것.           


아이들은 학습을 학습하는 법을 자주 묻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물었고, 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애썼다. 불안에 허덕이며 피는 꽃. 아이들이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해 몸부림칠 때, 또 다른 질문을 던지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뭉클북클럽. 다소 오글거리지만, 세상 냉소적이다가도 '힘들지?"라는 말 한 마디에 눈물 뚝뚝 흘리는 여고생에게 마음을 울리는 문장과 질문을 찾아주고 싶어 그렇게 지었다.           


방학 중에는 원서 읽기와 수능 공부를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방학이 끝나면 온전히 북클럽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공부하는 법을 공유하는 공간' '목표를 성취하면서 작은 성공을 맛보는 공간' '힘듦을 극복하는 공간' 이런 공간들을 만들고자 하는 기획은 북큐레이션의 연장선이고 올 한 해의 실패를 발판 삼아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이론이다.

          

뚝딱 뚝딱...셋째 돼지가 지은 집은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지.

매거진의 이전글 "선생님, T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