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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Aug 02. 2021

나 학원 가기 싫어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코칭 대화법

    학부모라면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 나 내일 학원 가기 싫어.

이제 안 갈래”라는 아이의 갑작스러운 폭탄선언을 듣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알아낸 학원인데 테스트까지 통과시켜 간신히 넣어줬건만……

한동안 적응 잘하는 것 같더니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

잘만 버텨내면 원하는 학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 아닌가?

이 녀석을 진짜?

엄마가 원하는 것과 아이가 원하는 것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진짜 동상이몽이 따로 없네.

다른 애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만 따라 하던데 우리 애는 대체 왜 이럴까? 왜 까다로운 걸까?’      

그러면서도 엄마는 아이에게 꾹 참고 말을 걸어 대화를 시도해본다.      


<일반 대화 예시>    


 엄마 : 왜 학원 가기 싫은데?

아이 : (엄마 눈을 피한다.)

엄마 : 얘기해봐! 왜 가기 싫은데?

아이 : 아니…… 그게…….

엄마 : 말을 해보라고! 뭐가 문제야?

아이 : (고개를 떨어뜨린 채 아무 말이 없다.)

엄마 : 아니 말을 해보라고!!     

엄마 : 왜 학원 가기 싫은데?

아이 : (엄마 눈을 피한다.)

엄마 : 얘기해봐! 왜 가기 싫은데?

아이 : 아니…… 그게…….

엄마 : 말을 해보라고! 뭐가 문제야?

아이 : (고개를 떨어뜨린 채 아무 말이 없다.)

엄마 : 아니 말을 해보라고!!     


<코칭 대화 예시>


엄마 : 우리 민서가 하루 종일 고민이 많았나 보네. 이 시간에 엄마한테 이야기 꺼내는 걸 보니.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좀 더 말해줄 수 있어?

아이 : 음…… 그게…… 나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진도 따라가기도 버겁고 숙제 양도 너무 많아서 힘들어. 그동안은 나름대로 적응해보려고 했는데…… 그리고 솔직히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 다른 친구들보다 잘하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내가 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오니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

엄마 : 그렇구나. 우리 민서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기대한 만큼 결과가 안 나와서 속상하기도 하고. 엄마가 미처 몰랐네. 그냥 잘 다니기에 괜찮은 줄 알았어. 그래도 나름대로 적응해보려고 노력한 것이 중요하지. 엄마도 어떨 때는 뜻대로 안 되면 속상하거든.

아이 : 진짜? 엄마도 생각한 대로 안 돼서 속상할 때가 있었어? 난 엄마는 뭐든지 다 잘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 : 아냐. 엄마도 너처럼 그렇게 속상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많았어. 그런데 그럴 때마다 잘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래도 힘이 생기더라. 우리 민서도 스스로 잘했다 싶은 때가 있지 않았을까?

아이 : 음~ 나는 지난번에 우리 반에서 나만 문제 풀었을 때. (하하하!)

엄마 : 야~ 그때 아주 신났겠는데. 기분이 어땠어?

아이 : 정말 신났지. 친구들이 어떻게 푸는 거냐고 물어봤을 때 솔직히 으쓱했었어. 내가 왜 그걸 잊고 있었지?

엄마 : 그럼 민서야! 아까 엄마한테 한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아이 : 음…… 생각해보니 숙제하다가 양도 많고 잘 안 풀려서 좀 짜증이 났었나 봐. 그래서 가기 싫은 마음도 생겼고. 숙제는 하는 데까지 해보고 못하면 내일 가서 못했다고 말하지 뭐. 안 풀리는 건 내일 학원 가서 물어볼게.

엄마 : 그래~ 좋은 생각 같아. 그럼 혹시 엄마가 도와줄 게 있을까?

아이 : 아냐. 엄마. 진짜 내가 힘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할게.

엄마 : 알겠어. 엄마한테 오늘 털어놓고 말해줘서 고마워. 스스로

답을 내리는 걸 보니 우리 아들 다 컸네.    


<부모 코치되기>    

 

보통의 아이들은 학교나 학원을 가지 않겠다고 하는 대신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머리가 아프다며 울상을 짓는다. 학원 갈 시간이 됐는데도 미적거리며 늦장을 부리기도 한다. 이때 엄마는 다그치기보다는 그러한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해보자.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이렇게 비가 오는 데 집을 나가는 것이 귀찮지. 엄마도 이렇게 비가 내릴 땐 출근하기 싫더라.

그런데 늦게 가면 선생님이 기다릴 텐데 어쩌지?”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먼저 충분히 공감해주고 그래도 소용이 없다면 판단이 들어가지 않는 객관적 질문을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원인을 알면 해결 방법이 보인다.

엄마의 잔소리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학원 가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거나, 숙제를 안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니면 어제 너무 뛰어놀아서 에너지가 소진되어 기운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또는 부모와 어떤 일로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학원을 가지 않는다는 것으로 시위를 할 수도 있다.


이렇듯 먼저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고 나서 책임감을 완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랐던 것을 알게 해주는 공부가, 공부를 통해 세상에 대해 깊고 넓어지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면 그다음 단계는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코칭 팁 �

•부모 입장에서 다그치지 말고 먼저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준다.

•아이의 초기 행동을 민감하게 바라보며 객관적 질문을 통해 학원 가기 싫은 원인을 파악한다.

•해결책을 미리 제시하기보다는 사례나 비유를 통해 아이 스스로 원인을 제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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