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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향 Oct 26. 2021

엄마! 나 선생님한테 혼날까 봐 학원 못 가겠어.

학원 숙제 못한 아이

    

아이들이 주말과 일요일에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숙제를 다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는 월요일에 학원가는 것을 기피하고 화요일 날은 아프다면서 학원을 가기 싫어했다. 그래도 시간이 되면 학원 시간에 맞추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아들은 보통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잠을 자면서 그 상황의 직면을 회피하는 형태의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할 일을 하다 보니 아이가 학원시간에 맞춰서 간 줄 알았는데 학원 선생님에게 아이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연락이 왔다. 아이를 서둘러 깨워서 학원에 보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가 나를 아주 힘들게 했다.      

지난 이틀 동안 학원 숙제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급기야는 학원을 그만둬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코치로서 어떻게 아이와 소통하면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헤아려주면서도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잘 관리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한다. 이것이 엄마 코치로서 해야 될 자세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런 과정 자체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냥 아이에게 언짢아하거나 싫은 소리를 하거나 “왜 자꾸 왔다 갔다 하니 빨리빨리 숙제하고 학원 갔다 오고 안 해?”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쏟아붓고 나면 결국 아이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그리고 아이가 더욱더 공부와 멀어지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경우 우리는 “무서운 중 2”라는 말을 할 정도로 아이는 예민하고 민감하다. 그래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까지 하지 않는가?

나 또한 아이의 감정을 늘 살피고 아이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면 당신은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니 부모가 아이의 눈치를 보고 신경을 쓰면서 대화를 해야 되나? 그냥 나오는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방문을 쿵 닫고 들어가거나 다시 나와 대화하려고 하지 않거나 그래서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나중에 아이가 성장했을 때 부모와 서먹한 관계가 되고 대화하기가 싫고 뭔가 속마음을 터놓지 않는 그런 관계로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원을 갔다 온 후에 나에게 말했다.     

아들 엄마학원 선생님에게 내가 몸이 좀 안 좋다고 얘기했다면서그래서 선생님이 엄마가 서윤이를 많이 헤아려 주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괜찮은 아이로 선생님한테 비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엄마가 좋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사실 나는 학원 선생님에게 ‘아이가 놀다가 숙제도 못했어요.’라고 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과연 아이가 선생님한테 어떻게 비치는 것이 좋을까?

그런 생각들을 쭉 하면서 “아이가 아파서 숙제를 못했다.”라고 말했던 것이고 그것이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존중해 준다고 생각한 듯하다.      

아이는 그날 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원래대로 기분이 정리가 되고 다시 공부할 마음이 생기고 제자리로 되돌아 간 듯하다.      

이런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것은 많은 부모들도 늘 그런 상황에 부딪히게 되겠지만 특히 청소년 아이들이 학원 숙제 때문에 힘들어할 때 우리는 ‘그래도 해야지!’라고 할 수도 있고, 학원에 가기 싫어할 때 “그래도 가야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리는 멈추고 생각해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것을 S-T-C 기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멈추고(Stop) 생각하고(Think),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Choose)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자극이 오면 그것에 대해 내가 반응하는 데 그 사이에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본능적으로 바로 액션들을 취하기 때문에 관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아이가 특히 공부와 관련된 것들은 참 서로서로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그때 멈추고 생각해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리고 또 우리는 기다려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아이가 마음이 힘들고 우리도 늘 언제나 한결같이 흐트러짐 없이 살기가 쉽지는 않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늘 한결같이 공부를 최선을 다하고 숙제를 최선을 다하고 미루지 않고,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때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그리고 약간 지쳐있을 때 그 상황들을 배려해주고 그런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내가 아이가 숙제 못한 것에 꾸중을 들을까 몹시 불편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선생님이 나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에게 너무 혼내지 않고 스스로 자기가 자기 행동에 대해 반성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는 그래도 지난달보다는 이번 달에 훨씬 더 잘하고 있고, 저번 학기보다는 이번 학기에 더 잘하고 있고, 작년보다는 올해 더 나아져 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그래서 날마다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더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단 하루도 흐트러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비록 못했지만 이번 달 전체적으로 볼 때는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는 그런 격려 한마디가 오히려 아이를 더욱 성장시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학원 숙제를 다 하지 못해서 학원 가기 싫다고 말할 때 질책하거나 꾸중하기보다는 좀 더 아이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길 바란다. 

우리도 어떤 일을 늘 지치지 않고 계속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이런 말을 하는 나는 사실 안타깝기는 하다. 

이렇게 학교 숙제도 아니고 학원 숙제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그러나 우리의 현실이 공부를 해야 만 하고 또 수능 중심으로 공부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If you can’t avoid it, enjoy it!!)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당신의 현실을 아이와 함께 묵묵히 걸으나 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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