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생활
김밥을 말 때에는 우엉을 빼고
유부초밥을 할 때에는 계란물에 배를 지진다
순댓국을 먹을 때는 밥을 말지 않고
건더기만 겨자소스에 찍어서
두부조림은 두부를 바짝 구운 다음
간장에 조리듯이
평범한 먹고사는 생활에 작은 다름이 있다면
이처럼 별거 아닌 나만의 방식이 있는데
노후에는 현명하게 대비해왔다고
자부하고 싶어
발버둥을 치며 살아가는
치열한 서른 후반
아직도 뭔가 가닥이 잡히지 않은
삶이 답답해
남들처럼 술 한잔 기울이며 접는
이 하루의 다름이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