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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남우 Nov 21. 2021

허무함을 느끼지 않으려는 저항

단순한 것들이 궁금한 이유

   단순한 것들이 제일 궁금하다. 단순한 걸 이해하려다 보면 당연한 걸 의심하게 된다.


   지난번에 계좌이체를 하다가 문득 기기에 갇힌 숫자들이 낯설게 느껴졌었다. 가상 세계에 떠도는 숫자들이 돈이고 재산이 된다는 게 뭔가 이상했고,  종이 쪼가리에 인간이 가치를 부여해서 거래 수단이 되는 지폐를 보며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았다.

   사랑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느 형태로든 사랑에 그 끝이 있다는 걸 아는데 그걸 지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이미 세상에 그러하도록 짜인 단순한 것들을 의심하면 할수록 부질없음과 허무함이 든다.

   

   그러면서도 월급날 통장에 늘어나는 숫자에 세상 행복해하고 사랑하는 과정  의미를 찾아 성장하는 연인들을 보면, 이미 세상에 그러하도록 짜인 단순한 것들에 물음을 가지는 것은 허무함을 느끼지 않기 위한 저항 같다. 문학을 접하고 얘기를 나누고 경험을 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 마치  세상에 단순한 모든 것들이  깨달음을 위해 존재하는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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