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간 끝나기 5분 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받아 들려주는 신청곡 코너를 운영한다. 예전보다 교과서의 음악들이 창작곡으로 많이 바뀌긴 했지만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은 훨씬 다양하다. 흔한 아이돌 노래부터 피아노 연주곡, 어떻게 알았을까 하는 옛날 노래들, 영화음악, 때로는 게임타이틀 음악까지. 아이들의 관심분야는 참 다양했다.
신청하는 방법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중에서 친구들과 함께 들었으면 하는 곡을 쪽지에 적어 신청곡 상자에 넣는다. 그리고 그걸 무작위로 뽑아 들려주곤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누구 신청곡이냐며 때로는 친구의 음향 취향에 놀라기도 했다. 아이들이 요즘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나도 함께 즐기며 들었다. 물론 내 신청곡도 포함이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인지 다 알았다.
몇 년 전 나의 교직 20년이 되던 날이었다. 신랑이 축하한다면 학교로 꽃바구니를 보냈다. 아이들이 주위로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