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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론 Feb 08. 2022

혼자 하는 첫 여행

드디어 드로잉여행을 가다

너무 지쳐있었나보다.

언제부턴가 명치가 묵직했다. 큰 일이 있는 건 아닌데 내내 그랬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돌보고 챙기는 것이 버겁다는 생각도 들었다.

난 엄만데… 그러면서 드는 뭔지 모를 죄책감이 힘들었다.


이런 나의 상태로는 가족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아 무작정 떠났다. 그것도 처음으로 혼자.

그냥 나만 생각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을 때에 찾고, 걷고 싶은 때 걷고 머무르고 싶을 때 머무르고 싶었다.


걷고 풍경을 바라보고 숙소로 들어와 마음에 남은 그 바다를 그림으로 남긴다.

가족과 함께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거리, 사람들, 그리고 바다.

가다 돌고 벤치에 앉아 한없이 바라보다가 사진도 찍고 사람드문 까페에 들어가 그림을 그린다.


그동안의 묵었던 체기가 쑤욱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잘 체하던 내가 소화도 잘 되고 머릿속도 시원하다.

나만을 바라보는 시간이, 내가 보는 풍경에만 집중하는 시간들이 이리도 절실했구나.


그렇게 그리기 좋아하던 내가 그동안 전혀 그림이 안 그려졌던 이유가 나 좀 봐달라는 거였어.

나를 챙겨야 할 시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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