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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론 Apr 14. 2024

가는 봄을 잡지 않는다

2024년의 봄에게 안녕하며


“와, 어느새 이렇게 다 피었지?”

지난 주말 남편과 밤산책을 하다가 눈처럼 하얀 벚꽃나무를 보며 말했었다.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남편이 한마디 한다.

“그러게, 순식간에 봄이 왔네.”


“햐, 언제 이렇게 다 진 거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난 수요일 남편과 밤산책을 하다가 하얀 벚꽃들이 불 꺼지듯 사라진 모습에 연신 아쉬움이 나왔다.

“며칠 만에 봄이 사라지는 것 같아. “


꽃이 져야 다음 계절이 오듯이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계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떨어지는 벚꽃도 애처롭고 말라가는 개나리꽃도 아쉬웠다. 하지만 금세 싱그러운 잎들이 그 빈 공간들을 차곡차곡 채웠다. 어느새 봄맞이꽃도 조팝나무꽃도 복숭아꽃도 라일락도 연이어 겹치듯 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봄에 벚꽃만 있는 건 아니다.


2024년 짧은 봄이 진다. 우리의 2024년 봄날도 간다. 앞으로 몇 번의 봄을 맞이하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을 기억하며 사진도 찍고 감탄도 한다.


그리고 그림으로 남긴다.

2024년 봄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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