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독서 습관 들이기는 생각보다 지루한 과정이다. 초기엔 이렇다 할 결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며, 언제 들여진다고 딱히 정해진 바도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너무 크고, 그 노력의 정도 또한 천차만별인 탓이다. 정성껏 읽은 사람은 100권일 때 결과가 보이고, 성의나 생각없이 읽는 사람은 200권 아니 300권을 읽어도 결과는커녕 변화의 ‘변’자도 오지 않는다.
시작부터 초 치는 얘기일 수 있지만 확실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이상 웬만한 의지력으로 뒤늦게 생계까지 해결하며, 독서 습관 만들기는 힘들다. 그래서 뒤늦은 독서 습관 들이기는 반드시 없는 시간을 만들어 사용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동기가 강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겠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강한 동기를 만들 순 없지 않은가. 그럼 뭔가 독서 습관을 수월하게 그리고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없으면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거다. 나는 이 개인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 일명 ‘보상 훈련법’, 비유가 좀 그렇지만 동물원 조련사가 동물을 길들이기 위해 쓰는 방법과 비슷하다. 이걸 독서 습관 만들기에 적용했고, 지대한 효과를 봤다. 적극 추천한다.
습관에서 주기와 리듬은 굉장히 중요하다. ‘생활 리듬’이니 ‘라이프 패턴’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이 중요성을 잘 나타내고 있지만 우린 그것들을 너무 쉽게 간과하며 산다. 특히 100일이란 주기가 가진 의미는 아주 각별한데, 인간이 어떤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하려면 대뇌세포에 100일 동안 매일 1회 이상 동일한 자극이나 흥분을 줘야 한다. 실례로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혼자 걷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00일이고, 옹알이를 하던 아이가 말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 역시 100일이다. 이외에도 탁구나 테니스, 배구 같은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기본 기술을 습득하는데도 평균 100일이 걸린다.
습관화를 위한 100일 동안 우리 몸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쇄 반응이 일어난다. 대뇌세포에 뻗어 있는 수상돌기가 자극이나 흥분에 의해 다른 뇌세포와 연결되고, 축색 주변의 수초라는 지방막까지 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100일이라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 몸 안에 이런 뇌세포 네트워크가 생성되면 이후 우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습관화 된 행동을 가져다 쓸 수 있다. 이건 독서, 글쓰기 습관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꿈꾸고 있는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의 순서는 독서법을 시작으로 독서 습관 및 습관 행동 교정, 글쓰기, 책쓰기로 이어지는 4단계로 구성된다. 의미있는 변화엔 수반되는 고통이 있다. 병아리는 알 껍질을 깨는 고통을, 씨앗은 땅을 뚫고 나오는 고통을, 근육은 근섬유가 상처나 다시 아무는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
책에 따라 다르고, 숨겨진 독서 내공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초심자는 책 한 권을 읽는데 1주일이 걸린다. 주 단위 보상 훈련법은 1주일 만에 목표로 한 책 한 권을 다 읽었을 때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해주는 방법이다.
먼저 몇 가지 달성 조건을 설정해 준다. 우선 1주일에 책 1권 완독을 목표로 잡고, 주 단위 보상품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3만원 내외의 것으로 정한다. 예를 들어, 3만원 상당의 넥타이라던가, 주말에 새로 나온 영화 보기처럼. 해당 효과 극대화를 위해선 월, 6개월, 1년 단위 목표와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이 좋다.
다음 월 단위 목표는 3권이다. 무난히 월간 단위 목표가 달성됐을 때 보상을 해준다. 목표 설정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목표, 시간 단위로 잡기, 다른 하나는 목표, 책 권수로 잡기가 그것이다. 둘 중 자신의 취향이나 경험에 비춰 선호하는 쪽으로 정하면 된다. 월간 보상도 주간 보상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나 고르되 10만원 내외의 것으로 하면 된다. 국내 여행이나 다소 값이 나가는 명품도 좋다. 월 단위 목표인 책 3권쯤은 뚝딱 해치울 수 있는 동기라면 더할 나위 없다.
이 보상 훈련법은 독서 습관 외에 글쓰기나 미라클 모닝에 적용해도 큰 효과가 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이룬 것, 해야 할 것 이면에는 모두 이 보상 훈련법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열변 토하는 진짜 보상 훈련 체계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신뢰 회복, 즉 자신감과 자존감의 회복에 있다. 이걸 제대로 깨우쳤을 때 비로소 성공도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중장기 보상법인 6개월 단위 보상 훈련법의 가장 큰 특징은 물질적 보상보다 심리적인 보상을 우선 시 한다는 점이다. 최종 목표는 독서 습관의 완성에 있다. 먼저 독서 습관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말겠다는 궁극적인 최종 목표 그러니까 주 목표를 세우고, 최종 목표를 달성했을 때 생길 변화된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그리고나서 그에 걸맞은 물질적 보상을 챙겨 주면 된다. 예를 들어, 정식 작가 되기, 그간의 경험을 살린 독서법 종이책 자비 출판, 최신 노트북 구입 같은 것이다.
앞서 ‘성공 습관 만들기’ 목표 달성 십계명에서 목표를 이룬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 볼수록 목표의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고 했다. 책 100권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남겨 독서 모임을 만든 다음 리더가 되겠다거나 글쓰기를 이어가 드라마 작가 혹은 정식 작가 타이틀을 네이버 프로필에 올리겠다는 목표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해야 한다.
매일 글쓰기에 다소 지치거나 일상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낄 때 난 내 첫 책이 서점 진열대에 놓인 모습을 자주 그려본다. 그럼 사라졌던 열정이 다시 심장을 터트릴 듯 벅차게 끓어오른다. 난 이 세상에서 간절히 원하는데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고 믿는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인드와 삶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고 본다.
내가 그러했듯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누구나 원하는 독서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난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적인 차이는 있을 것이다. 때가 되면 슬럼프가 오기도 하고, 중도 포기의 유혹도 찾아온다. 하지만 난 당신이 그걸 꼭 이겨냈으면 좋겠다. 비록 아픔으로 만들어 낸 결과지만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물 나게 소중한 것인지 반드시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