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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Jul 15. 2022

시간 없다는 건 핑계, 책 안 읽을 수 없게 만들어라!

나는 해마다 150권 안팎의 책을 읽는다. 목표로 했던 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이제 별도로 기록하진 않지만, 책 읽기는 내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본업인 직장을 다니고, 매일 새벽 3시반에 일어나 글을 쓰며, 휴가와 주말을 이용해 강연을 간다. 짬 나는 대로 온라인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실제로 적용해 보면서 배운다. “아니, 대표님은 그런 일정을 소화하며, 언제 그렇게 책을 읽는데요? 시간이 있어요?”, 강의를 할 때면 매번 빼놓지 않고 물어오는 수강생들의 질문이다. 그리고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가 할 차례다.


한번 따져보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읽는 속도를 감안, 하루 30분을 투자해 집중하면, 약 30페이지 정도를 읽을 수 있다. 이걸 1년 동안 꾸준히 매일 한다고 가정하면, '30페이지 X 365일' 해서 10,950페이지를 읽게 된다. 보통 책 한 권은 300페이지 분량이므로 나오는 계산은 36.5권이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매일 하루 30분만 독서에 투자해도 1년이면 36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된다.


나는 새벽 3시 반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나 찬물로 세수를 하고, 따뜻한 잎 차를 우려 마시며, 하루 중 첫 책을 30분간 읽는다. 이어 출근 전까지 다양한 종류의 글을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쓴다. 블로그 기획 칼럼 45분, 전자책 1시간, 종이 책 퇴고에 1시간. 그럼 어느 새 날이 밝아 오고, 출근을 서둘러야 할 시간이 된다.


책을 시간이 없어 못 읽는다고 말하는 건 죄다 거짓말이고 핑계다. 마음만 먹으면 솔직히 시간은 얼마든지 낼 수 있다. 당신의 주변과 일상을 모두 책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들어 버리면 된다. 나는 아침 출근 길에 막내 딸 아이를 학교까지 태워다 준다. 학교가 집 앞이었던 중학교때까진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통학 거리가 멀어지면서 3학년이 된 지금까지 내가 자진해 하루도 빼먹지 않고 태워다 주고 오고 있다.


혼자 다닐 때야 내 준비가 끝나면 어디든 목적지로 바로 출발하면 됐다. 하지만 한창 외모에 관심 많은 고등학생인 딸아이는 아침이 늘 분주하다. 내가 먼저 준비하고 차에 가서 나오기를 기다려줘야 한다. 지각시키지 않으려면 내려오는 즉시 출발해야 하므로. 이때 차에 앉아 기다리는 15분가량의 짬을 나는 이용한다. 기다리는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으므로 책 읽기는 아주 적절한 대안이다. 같은 방식으로 매일 15분, 약 20페이지를 주 5일 동안, 1년에 해당하는 52주간 계속하면, ‘20페이지 곱하기 260일’, 모두 5,200페이지 분량이 된다. 책 한권은 약 300페이지! 하루 15분만 잘 활용해도 무난히 17권의 목표는 달성된다.


이처럼 우리 일상을 가만히 보면, 뭘 하기가 애매해서 버려지는 시간들이 너무 많다. 이걸 좀 챙겨 써보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하루 45분만 당겨쓸 수 있어도 일년에 53권은 무난하다. 짬은 앞서 말한 것 외에도 많다. 오늘 그 짬 내는 노하우를 전부 공개할 테니 기대하시라.


■ 독서 짬 내기 실전!


설명하는 독서 짬 내기 노하우는 크게 애쓰거나 고통스러운 노력을 수반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생명이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더! 바로 습관화다. 몸에 배어 자동화되어야 한다. 나중엔 별것 아니지만 처음엔 힘들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여러 가지로 어색하고 작은 움직임에도 불편하다.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주 입어서 내 몸에 맞게 길들이는 것뿐이다. 그럼 이내 편안해진다.


1. 한 시도 손에서 그리고, 곁에서 책을 놓지 마라!


나는 어디를 가도 손에서 책을 떼어 놓지 않는다. 외출할 때 아내가 핸드백을 챙기는 것처럼 나는 책을 챙겨 손에다가 든다. 화장실 잡지 거치대엔 늘 새로운 책을 꽂아 두고, 컴퓨터 책상 위, 침대 머리맡에는 책을 놓아둔다. 차 옆자리 조수석은 다이소에서 구입한 리빙 박스를 놓고, 책장에서 읽을 것들을 골라 담아 두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읽고 싶어질지 모를 책을 조금 넉넉하게 구비해 혹시 모를 변덕스러운 입맛까지 맞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는 만약을 대비해 전자책을 깔아 두고, 오디오 북까지 챙겨 둔다. 곁에 비치하고, 들고, 챙기고, 갖고, 넣어서 다녀라. 정말 한 시도 손에서 그리고 곁에서 책을 떼어 놓지 말아라. 그럼 읽힌다.


2. 현장 도착은 항상 약속 시간 전에 간다.


이 노하우는 정말 꼭 따라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나는 이 습관 덕분에 너무 큰 선물들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항상 입버릇처럼 ‘제시간’을 잘 지키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제시간’이 가끔 사람을 잡는다. 일종의 스트레스다. 왜냐고? 우리 일상엔 너무 변수가 많으니까. 차가 밀릴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사건과 사고가 언제든지 생길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너무 일찍 약속 장소로 나가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아깝게 낭비되니까.


그러다 문득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도 아깝게 낭비되는 시간이 없으면? 너무 많이 남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면? 그럼 된 것 아닌가? 그래 좋아. 그럼 차라리 약속이 잡히면 약속 장소에 아예 일찍 도착해서 책을 읽자. 사건, 사고가 생겨도 문제없을 만큼 아주 넉넉하게 일정을 잡아서 미리 도착한 시간에 책을 읽고 있자. 이런 생각 이후 나는 약속 시간에 단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 아니 늦을래야 늦을 수가 없다.


여기서 얻어지는 이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상대방이 도착해서 먼저 미안해 한다. 사실 미안해 할 일은 아니다. 그는 약속 시간에 절대 늦은 게 아니니까. 내가 아주 일찍 간 것뿐이다. 하지만 인사도 하기전에 연신 내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가 미안해 할수록 오늘 만남은 내게 유리해진다.


둘째, 느긋하게 책 읽을 시간이 생긴다. 어차피 약속 때문에 낸 시간이므로 앞뒤 일정한 시간은 신경 쓸 다른 일을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초집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어차피 내 몰입은 약속 장소에 나타날 사람이 깨워 줄 것이므로 그냥 흘러가도록 두면 된다. 이보다 더 책 읽기에 좋은 조건이 있을까?


셋째, 의도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강하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한 시간보다 일찍 나와 있는 사람,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에 깊이 몰입해 있는 사람, 과연 그런 이의 인상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를 시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3. 전자책 한두 권쯤 은 상시 구비해두고 다녀라!


습관화가 막 고착화되는 초기에는 작은 빈틈을 조심해야 한다. 핑계가 비집고 들어올 여지를 주면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다 보니 실수가 생기고 빈틈이 생긴다. 가끔 책을 챙기지 못했을 경우다. 그런데 그런 경우라도 우리가 빼놓지 않고 챙기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챙기자. 물론 전자책은 PC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걸 미리 한두 권 정도 구비해두면 아주 쓸모가 있다. 보통 나는 전자책과 오디오 북을 함께 구비해 두는 편인데 책을 눈으로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 요즘은 책 한권 값으로 월간 구독을 할 수 있는 전자책 서비스도 많이 생겼으니 이를 적극 활용해보자. 참고로 나는 차를 운전할 때 라디오나 음악 대신 오디오 북을 많이 듣는다.


무엇보다 내가 아는 전자책의 장점은 아주 작은 단위로 나뉜 짬 시간을 독서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거다. 이야기가 길게 늘어지는 것은 피한다. 논리 구조가 짧고, 짧게 읽어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이 좋다. 심각한 책보다 가벼운 에세이로 한 꼭지가 한 페이지 반 분량 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비유가 어울릴까? 닭이 물 마시는 것처럼. 닭은 물을 몇 번 쪼아서 부리에 머금고, 고개를 들어 이내 삼킨다. 그러니까 짧게 읽고 나서 던져진 화두에 오랜 시간 골똘히 생각할 수 있는 책이면 좋다.


4. 운전할 땐 오디오 북이나 동기부여 동영상을 듣는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 볼 수 없을 때를 대비한다. 보는 게 안된다면 듣는다. 버려지는 시간 중에는 생각보다 운전하는 시간 비중이 높았다. 나는 그저 가고 서고를 반복하는 그렇게 버려지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찾아낸 게 오디오 북이다. 자가 운전자 뿐 아니라 카 풀이나 지하철 출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오디오 북은 최고다. 몇 가지만 조심한다면 말이다.


먼저, 어느 정도 책을 읽어 생각, 그러니까 사고의 힘이 생기기 전까지 절대 오디오 북을 들어선 안 된다. 절대 하지마라. 잘못하면 애써서 빨리 볼 수 있는 독서의 참 효과를 더디게 보는 낭패가 생긴다. 머리로 생각하는 사고의 힘은 신체의 모든 감각을 전부 활용했을 때 가장 빠르고 제대로 단련된다. 그 중에서 ‘시각’의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런데 이 소중한 감각을 무시한다고? 옳지 않다.


명심하라! 머리에 생각하는 사고의 힘을 단련시키고 나서 책을 들어도 들어야 읽는 것과 같은 제대로 된 효과가 나타난다. 독서력을 어느 정도 갖췄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이제 막 책 읽기를 시작해보려는 사람이 눈으로 읽는 것보다 쉽다고 듣는 독서를 하면 오히려 그 방법은 독이 된다.


■ 뭘 해도 안 해도 그냥 지나가는 시간


애석하게도 시간은 당신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냥 무심히 흐를 뿐이다. 공평하긴 하다. 시간은 나이가 들었다고 더 빨리 돌리거나 젊다고 느리게 돌리는 법도 없다. 그런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완전무결하게 당신의 자유다.


성공 철학을 공부하다가 나는 ‘짬’이라는 자투리 시간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철학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진실, 당신이 말하는 ‘기적’을 이루려면, “자신을 밤낮없이 과하게 몰아붙여라” 라는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 한 번 따져보자. 앞서 몇 번이나 언급한 ‘짬’이라는 시간을 내 1년에 100권씩만 책을 읽으면, 10년 동안 무려 1,0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강산도 변하게 한다는 10년이다. 그 10년을 애써 1천 권의 책을 읽으면 인생 하나쯤 충분히 바뀌고도 남지 않을까. 그렇게 대단하고, 엄청난 ‘짬’이란 시간을 우린 아무 생각없이 흘려 보내는 중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하등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가끔 이런 깨달음이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후회하기는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남을 위해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남들이 묻는다. “요즘 어떻게 지내?”, 기쁨이 충만하니 ‘이 얘기를 듣고 싶나?’ 하고, 주저리주저리 나는 떠들어 댄다. 그럼 하나같이 타박을 한다. “너, 참 재미없게 산다.” 아니, 대체 그럼 내 일과는 왜 물어 본거야? 나는 담배도 안 핀다. 술도 이젠 끊었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들 때까지 끊임없이 분주하다. 주말도 통 쉬질 않는다. 그러니까 그들의 요점은 ‘대체 그 시간에 뭘 하고, 그걸 뭔 재미로 하며 사느냐’는 거다.


좋다. 그럼 뭐가 재미있는 걸까? 매일 웃고, 떠들고, 좋아하고, 자극적인 일들을 반복하는 일상이 재미있다는 걸까? 재밌다는 그 일도 매일 계속 반복되면 지겹지 않을까? 재미를 행복과 즐겁다는 말로 확장 시킨다면, 내가 자신에게 의미 있어지는 것과 다른 이에게 내가 가치 있어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난 가치 있어져야 한다. 윤회(輪廻 )를 믿건 말건 이 세상의 내 지금 기억은 이번이 유일하고 마지막인 것이다. 나 이대로 그냥 흘러서 지나치면 되는 걸까? 정말 이렇게 끝내도 되나? 순간 무심히 나를 흘긋 보고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웠다. 짬이든 온전한 시간이든 버려지는 시간 모두가 아까워졌다.


난 그때부터 애써 읽었다. 목표는 무의미하게 버려지는 시간이 없도록 만드는 것. 필요한 일에 쓰는 시간을 뺀 모든 시간에 책을 읽었다. 서서, 앉아서, 누워서 읽고, 종이책으로, 스마트 폰으로, 태블릿으로 읽었으며, 오디오로 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간을 나는 딱 둘로 나눴다. 살기 위해 써야하는 시간과 책 읽는 시간. 그러다가 인풋(input)만큼이나 아웃풋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고, 이후 이젠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지나 온 내 생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기록을 하고, 나중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을 그렇지 않은 것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엔 일기에 쓰고, 개인적인 메모장에 써서 나만 봤다. 비록 써서 나 혼자 읽는 글이었지만 그땐 그게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내게 가치 있는 일이었으니 그렇게 기록하는 시간이 아깝지도 않았다. 그것 만으로도 팍팍한 세상을 버텨낼 수 있는 행복이란 이름의 위안과 위로를 줬으니까. 나는 그렇게 어렴풋이 더 가치 있는 일이 뭔가를 깨달아가던 중이었다.


나는 영원히 산다는 의미를 비록 육신과 현 생의 기억이 지워져도 여러 사람의 기억속에 가치 있는 뭔가를 남기는 일로 해석한다. 나는 지워지지만 내가 남겨 놓은 콘텐츠는 읽히고, 보이고, 들려져 되살아 난다. 그리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의 생각과 사고 속에서 나는 다시 사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고, 콘텐츠 크리에이팅의 목적이며, 진짜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라 믿는다.


나는 나의 경험이 다른 이에게 좋은 이정표로 쓰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쏟아내는 만큼 열심히 채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상념과 생각들을 이어 붙여 경험들을 만든다. 그리고 쓴다. 그러니 시간이 없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된다 핑계 좀 대지 마라. 시간이 의미 없이 지나가면 미치도록 아까워하고 애도 좀 달아 해라. 지금 그렇게 하다 가는 당신이 갖고 있는 시간으로 진짜 남기고 싶은 것 100분의 1, 아니 100만 분의 1 제대로 남기기 힘들다. 그걸 진짜 느꼈다면, 당신은 미친 듯이 읽게 될 것이다. 일어나지 말라고 해도 새벽 4시에 눈은 떠질 것이고, 술도 담배도 생각나지 않게 될 것이다. 맑은 정신을 유지해 억지로라도 시간 내 쓰고 쓰고 또 쓰게 될 것이며, 이내 매일 기도하게 될 것이다.


허락하고 주어진 마지막 남은 날까지 모든 기억 지워진다고 해도지금의 깨달음만큼은 필요한 시간에 꼭 되살아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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