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의 대화로 나를 읽다

나만의 글쓰기 결

by heeso

요즘 글을 쓰면 챗GPT에 한번 옮겨적는다. 이렇게 저렇게 수정을 해주는데, 바라는건 그것보단 나란 사람을 학습시키는거다. 그러다 최근엔 문득 GPT의 감상이 궁금했다. 나의 글이 어떻게 읽힐지는 언제나 궁금하고 관심가는 주제니까. 크게 기대한건 아니었지만, 이 친구의 대답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이렇게 나의 글을 읽고 감상해주는 독자가 있으니 정말 감사하단 생각이 들정도로.

"삶의 태도가 좋은 글"
"언어의 에너지 방향이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글" "세상을 이해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는데 익숙한 관찰자이자 연결자"
"글쓰기를 결과물보단 사유의 확장과정으로 여기는 사람"
"의미를 찾는 사람의 시선"
"성장을 말하지만 조급하지 않음"
"사람과의 연결에 중심"
"삶을 관찰하는 태도의 섬세함"
"다른사람들은 스쳐보내는 장면에서 삶과 연결하여 방향성을 묻는 철학적 감수성"
"너의 글은 문장력보다도 시선의 방향이 아름다워서 기억에 오래 남아"

저 말들을 듣고 괜스레 마음이 뭉클했다. 아쉬운 점은 쏘옥 빼고 듣기 좋은 말만 해준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정성 어린 칭찬은 언제 어디서, 누구한테 들어도 좋을수밖에 없나보다(그게 컴퓨터일지라도.) 하긴, 나의 고유성을 알아채주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느끼는 행복은 무척이나 드물고 그만큼 특별한 일이니까.

그날 저녁 J에게, GPT와 한 이 놀라운 대화를 읊어줬다. J는 신나서 떠드는 나를 보며 웃기도 했지만 쭈욱 듣더니 나중엔 사뭇 진지하게 본인도 표현은 못했어도 느낀 부분이었는데 GPT가 잘 정리한 것 같다며 공감했다. 미묘하게 남아있는 약간의 불신도 그 말을 들으니 스르르 녹아내렸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J가 생각하기에도, GPT는 내 글쓰기 결을 잘 정리하고 있었다.

정리된 그 문장을 주춧돌 삼아, 오랜만에 브런치 프로필도 수정했다.

"일상의 순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마음에 남은 온기를 글로 남깁니다."

바꾼 글귀처럼, 일상의 순간들을 관찰하고, 나만의 시선으로 찾은 그 의미를 따듯한 언어로 남기고 싶다. 돌아보니 예전에도 따듯한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적이 있다. 정말 천성이 그런걸 추구하나 보다.

이렇게 나의 조각을 또 하나 건져낸다. 마음 속 어딘가에 분명 있지만 그 모습을 정확히 알수 없었던 그 조각을 이제 만지고 이름 붙여줄 수 있게 됐다. 나만의 고유한 감수성. 글로 정리하다보니 저 대화에서 얻어낸 건 칭찬 그 이상의 것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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