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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Nov 23. 2020

동화에서 시련이 존재하는 이유

호르메시스 이론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동화를 읽어보면 재밌는 점을 발견합니다. 아이들이 보는 동화라면 언제나 밝은 세상, 희망찬 내일만 있을 것 같아 보여도, 과정에서는 꼭 시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스테디 셀러 '강아지똥'을 예만 들어보면, '흰둥이'라는 강아지가 길을 가다가 똥을 누고 그 똥은 개똥이 됩니다. 그리고 이 똥은 개똥이기때문에, 더럽다고 온갖 질타와 비웃음을 사게 되죠. 동화의 주인공 '강아지똥'은 자신같은 더러운 존재가 왜 세상에 나왔나 좌절을 합니다. 


 그리고, 민들레싹을 만나 민들에 싹을 자라게 하는 거름이 되면서 자신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죠. 좌절 이후 희망을 찾으며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는,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내용이죠.

 

하다못해 강아지똥도 시련을 겪는데..


 사실 이런 내용에서도 보다시피, 강아지똥은 한번에 민들레싹을 만나지 못합니다. 강아지똥이 온갖 수모를 당하고, 놀림, 비난을 받으면서 겪을 고통에 대해서 독자인 아이는 함께 아픔을 공유하죠. 이 과정에서 연민을 느끼는 과정을 경험하고나면, 비로소 민들레싹을 만나 거름의 존재로 거듭나는 강아지 똥을 보며 환희에 차기도 합니다.


 그냥 바로 강아지똥이 민들레싹을 만나 거름되는 장면을 보여줬다면 더 아름답고, 따뜻했을텐데 말이죠.


 이런 방식은 아이들이 주로 보는 특촬물에서도 많이 발견됩니다. 레인저들 중 누군가가 다치거나, 혹은 대원들 내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괴수와의 싸움에서 밀리게 됩니다. 대원들은 자신들 모두가 모여야만 괴수를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협동을 하고, 다친 동료를 중심으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 덕분에 항상 대부분의 시련의 끝은 합체입니다. 5개의 온전한 개체가 모여야만 괴수를 물리치는 협동심을 기르는 것이 이 특촬물의 교훈이기도 하고요.


특촬물은 합체해야 제맛


  왜 처음부터 합체해서 싸우지 않을까요? 이해가 안간 채로 십수년을 지나와 최근에서야 기사를 통해 발견한 하나의 이론을 바탕으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호르메시스 효과인데요. 유해한 물질이라도 조금이라면, 인체에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주리 대학의 토머스 럭키 박사는 '저선량의 방사선'에 이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1970년 아폴로 계획으로 실시된 '우주비행사의 장기우주방사선 피폭의 영향'을 연구하면서 '저선량의 방사선은 면역향상을 가져와 노화를 억제하고 젊은 신체로 보존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밝혔습니다.


 단지 저선량 뿐만아니라, 수영전 냉수마찰, 달리기전 긴장감 등 유사한 형태로 적은 량의 유해함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많이 발견됩니다. 최근 코로나로 이슈인 백신도 약한 질병을 주사하여, 면역을 길러 더 강한 질병을 미리 견뎌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인데요.


작은 스트레스는, 일종의 정신적 백신과 같다


 이런 적은 자극이 사람의 인체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어릴적부터 동화나 특촬물을 통해 시련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학습하며 갈등을 견디는 힘을 기른사람들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도 인내심이 강해진다고 하죠. 


 처음에는 작은 자극에 견디는 면역을 키우고, 갈수록 더 강하고 예리한 자극을 마주해도 무뎌지는 것이죠. 이는 성인들에게서도 최근 많이 나타나는 증상을 대변하기도 한다는데요. 


 요즘은 천천히 스토리가 전개되는것을 기다릴 수 없는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일드라마에서는 그날 발생한 갈등, 떡밥을 그날 바로 회수해버립니다. 점점 어른들의 인내심이 떨어지면서 일일드라마에서의 갈등이 빚어지면 못견디고 도망가는 경우가 잦아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재밌는 접근을 하나 더 이야기 해보자면, 최근들어 결혼후 1년이내 이혼률이 높아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점점 집에서 독립하는 나이가 늦어지면서 결혼을 기점으로 독립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독립과 동시에 서로 다른 30년의 인생을 산 두 젊은이가 갑자기 한 집에서 살게되니, 연애때와는 다른 모든 생활영역에서 부딪힌다는것입니다. 특히 30년가까이 부모님이 뒤치닥거리해주던 환경이 아니다 보니 설거지, 빨래, 청소, 수리 등 온갖 집안일을 떠안게 되며 집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터진다는 것이죠.


  이전에는 공부잘하면 상경시키고, 집이 좀 멀면 자취도 시켰지만, 요즘은 교통도 발달하다보니 2시간 내외는 부모집에서 등하교를 시키다보니 정서적, 물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보는 것이죠.


 자식을 적게 낳던 분위기가 되어가니, 자식 보호본능이 강하게 작용하여 과잉보호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고, 이는 자녀들의 과한 부모의존도를 만들어내어 '인내심 강한 성인'으로 못 만든다는 말입니다.


 과거에 비해서 평균 체력은 좋아졌는데, 스트레스를 좀처럼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거나 숨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능하다면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해버리는 것도 좋겠지만, 구조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작은 스트레스들을 통해 면역을 기르면서 버티는 힘을 길러내는 것도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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