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으로 합시다
내가 있는 곳으로 친구 놀러 와서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서울에서는 먹기 힘든 분위기의 한정식 집을 데리고 갔다. 밝히고 싶지만 참겠다 ㅡㅡ^
한정식 13000원 국립공원 안에 있는 경치가 아주 좋고 인테리어도 멋스럽게 잘 꾸며 놓으신 곳이었다.
전에 갔을 때는 여름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우리 밖엔 없었다. 물론 눈탱이
이후로는 제법 몰려오더라
한정식 13000원은 사실 좀 비싼 가격이었다. 된장국에 나물반찬이 10가지 정도? 나왔다.
물론 나물을 먹기 위해 온 것이기에 맛있다면 그 정도의 가격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고기반찬정도는 하나쯤 껴줘야 그 가격대일 거 같다.
고기가 넘쳐나는 요즘 나물반찬으로 한 끼 든든히 맛있게 먹긴 했다.
근데 대부분 정식에는 후식이 딸려 있지 않나?
후식 있어요??
물었더니 메뉴판의 차 종류를 천 원 DC 해주시는 게 후식이란다.
그래서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가게 중앙에 있는 장작화로가 따뜻하고 불멍도 좋을 거 같아서 커피로 2잔을 주문했다 커피는 5천 원이었지만 천 원 DC 받았으니 4천 원씩..
이런 산속에서 중년의 여성 두 분이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커피가 맛있겠는가?
기대를 내려놓고 분위기를 마시는 셈 치고 주문했다.
잠시 후 불멍 중이던 우리에게 투박하지만 멋들어진 색의 머그컵에 커피가 나왔다.
색이 어디서 많이 보던 커피색이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자마자
아차!!! 이 맛은!!!!
카X ;;;;;;;;;;;;;;;;;;;;;;;;;;;;;;;;
그렇다 이 맛은 인스턴트커피 카X 였다.
틀림없다 나름 커피 마니아를 자부하는 나는 일터에 굴러 다니는 카X는 마시지도 않는다.
그냥 위에 가서 저가 커피라도 내려주는 걸 사서 마신다.
우리 집에는 커피메이커와 일리캡슐커피 그리고 핸드드립 도구들이 여러 개 있다.
그날의 날씨와 온도에 그리고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즐긴다.
원두도 좋은 걸로 사다 놓고 캡슐도 그득그득 마련해 놓고 커피를 즐긴다.
근데 이런 내가 카X를 4천 원씩이나 내고 마셨다 ;;;;;;;;;;;;;;;;;;;;;;;;;;;;;
같이 간 친구 역시 커피 마니아였는데 우리 둘은 순간 눈탱이 맞음을 직감이라도 하듯
쳐다보며 웃었다.
눈탱이는 역시 순식간이다 손 쓸 겨를도 없다.
커피 마시기 전까지의 기분 좋은 분위기와 나름 만족했던 정식들 모두
허탈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카X는 심했다
적어도 2천 원이라도 받으시면 말이나 안 하겠다 자리 값이라고 이해라도 하고..
근데 5천 원이다 5천 원짜리 카X ;;;;;;;;;;;;;;;;;;
그래서 다 마셨다 모조리 다 마셨다
피같은 내 돈 4+4=8천 원을 줘도 안 먹는 검정색 포장지 안에 든 놈과 바꾸었다.
오늘 기분 다 잡쳤다
제발 양심적으로 파시길 바랍니다.
요즘 이런 거 문제가 많이 되고 있는데 왜 양심적으로 안 하시는지 원..
우동한그릇이란 소설을 사서 좀 나눠드렸으면 좋겠네
암튼 눈탱이 아주 자알 맞았다
이제 거긴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