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아름다움
기나긴 겨울의 끝자락이 올 때면 벚꽃을 기다린다.
마치 겨울의 마침표를 찍기라도 하듯이 봄의 전령사처럼 벚꽃은 등장한다.
아주 화려하게 사람들에게 1년 동안 가꾼 아름다움을 뽐내듯이 고급지게 등장한다.
사람은 추억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그 추억은 사람, 장소, 사물 등등 사연이 담긴 것들을 만날 때 문득 떠오른다. 그것이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말이다.
벚꽃을 보면 그녀가 생각난다. 구체적으로 내가 만난 그녀들이 아니라 그냥 그녀가 떠오른다.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사는 곳도 모르는 그녀가 떠오른다.
싱거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벚꽃을 보면 그녀를 보고 싶다는 감정이 든다는 말이다.
사람을 가리키는 그녀가 아니라 벚꽃의 아름다움이 나로 하여금 그녀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나에겐 벚꽃과 같은 아내가 있다. 일 년 내내 겨울이지만 ㅋㅋ 벚꽃이 필 때만큼은 소녀인 아내
그런 아내를 데리고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벚꽃구경이라도 가야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가보지도 못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벚꽃을 더 많이 본다.
나의 그녀와 아이들을 데리고 선거날에는 가야겠다. 벚꽃을 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