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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구름 Jul 21. 2023

아침 공복엔 역시 커피지

첫 번째 수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마신다.

제일 먼저 어떤 원두로 마실 지를 정하고

(집엔 늘 2가지 다른 종류의 원두가 있다)
커피메이커로 내릴지 모카포트로 올릴지

아니면 핸드드립으로 내릴지를 정한다

(대부분 그날의 날씨 따라 정하는 편이다)

그리고 시원하게 마실지 따뜻하게 마실 지를 정한다

오늘 아침엔 베트남 로부스타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따뜻하게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프릳츠원두도 있는데 비싸서 아껴먹고 있다ㅋ)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첫 번째 이유는

(신혼 초에 생겼다 커피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려놓으면

신혼집에 온통 커피 향이 진동을 한다

그리고 아내가 커피 향을 맡으며 잠에서 깨면서

아주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거라는

마음에서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 11년 차인 지금도 잘 지켜나가고 있다

난 딱히 좋아하는 기호식품이 없었다
술도 안 마셨었고 담배도 안 피우고 그렇다고

큰 취미도 없었다
그래서 남들 마시는 커피를 한번 기호식품으로

만들어볼까? 란 생각에 도전을 했지만

대체 이게 뭔 맛이야?? 한약맛이랑 똑같았다.

그래서 실패! 그렇게 시간이 흘러 누군가 나에게

커피를 못 마시겠으면 연하게 달라고 해서

시원하게 마셔보라고 권유했다 그러면

시원한 보리차 같다고..

너무 맛있네??!!!!
드디어 커피를 입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반샷이 원샷 되고 원샷이 투샷 되고 쓰리샷

되고 이젠 그냥 제일 큰 커피로 마신다.
정말 합법적인 마약답다!!!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해외공연을 많이 나가는 작품을 하게 되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가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좋은 호텔에서 묵고 좋은 환경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아침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면 우리는 대부분 먹기 바빴는데 그들의 아침은 혼자서(특히 인상적이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옆에 놓여있는 우유를 타기도..)

신문을 보는 자기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그때까지 내 20년 동안의 아침은 일어나기 바빴고

먹기 바빴고 학교 가기 바빴고 그야말로

전쟁 같은 시간들.. 아침엔 늘 그랬는데

아니 당연히 그런 건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난 한국에 돌아와서 그들의 모습을

배워가기로 했다 쉬는 날이면 책 한 권 들고

넓은 카페 가서 하루종일 읽었다
졸리면 눈 좀 붙이고 배고프면 쿠키를 좀 사서..

(민폐일까 봐 일부로 넓은 카페를 선택했다. 하루종일 있어도 방해되지 않는 곳)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두 번째 이유는


온몸으로 커피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커피가 공복에 좋지 않다는 기사를 봤다
하지만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선 공복이 좋다

아침에 커피 한 모금이 입을 통해 들어가면

그 한 모금의 이동경로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마지막 도착하는 그 지점까지..
이런 걸 바디감이라고 하는듯하다
이런 바디감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주로 바디감 좋은 커피를 마신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커피는 신맛이 나는 커피가 가장 좋은 커피라고 한다
그래서 무슨 대회 우승한 바리스타의 커피집을

찾아가면 꼭 신맛이 강하다

그래서 내 입엔 좀.. (그래도 요새는 좀 마실만하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세 번째 이유는 여유이다

짧지만 모두 잠들어있는 고요한 순간
그때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면 삶의 작은 여유 그리고 약간의 행복을 덤으로 얻는다
곧 들이닥칠 아침 출근과 하루의 정신없는 일과를

앞두고 전의를 다지는 것 같은 느낌도 좋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들며 30분의 잠보다는

30분의 여유&커피를 택한다

이제는 커피가 없는 하루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피를 마신다 나에게 늘 행복&위로를 주는 존재로

나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고마운 놈이다 ^^

당신에게도 작지만 당신의 가치와

당신에게 위로를 주는 작은 행복이 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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