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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이어파파 Jul 17. 2023

매장 무인화 키오스크 시대, 장사에 있어 정답은?


키오스크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경비 절감이다. 키오스크는 매해 오르는 인건비 부담을 줄여 줄 뿐 아니라 더 이상 골치 아픈 직원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까다로운 고객과 굳이 대면하지 않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 소비자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로봇이 서빙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직원들은 주방에 박혀 있을 게 아니라 홀로 나와서 손님과 눈을 맞추며 온기를 나눠야 한다. 갑자기 쏟아진 비를 맞고 들어온 손님에게 마른 수건과 따뜻한 물 한잔을 건네는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유아용 의자를 먼저 챙겨 주고 음식을 잘게 자를 수 있는 가위를 내주는 것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이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키오스크를 한 대씩 늘려 갈 때 나는 손님에게 말 한마디 더 건네고, 눈 한번 더 마주치기 위해 일부러 직원 2, 3명을 추가로 고용한다. 호출 벨과 셀프 반찬대가 없기 때문이다. 하루 1,000명 이상 방문하는 매장에 호출 벨이 없는 이유는 ‘딩동’거리는 벨 소리가 고객의 식사나 대화를 방해하는 게 싫어서다. 셀프 반찬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늘 당신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일부러 반찬대를 놓지 않았다. 반찬대가 없는 대신 김치와 밑반찬이 놓인 쟁반을 든 직원들이 민감하고 예민하게 고객의 요구에 대응한다. 고객이 손을 들어 반찬 추가를 요청하기 전에 먼저 다가가 “김치를 좀 더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찾아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말한다. ‘그래 봤자 스테이크고’ ‘그래 봤자 도넛이고’ ‘그래 봤자 칼국수다’ 이 말은 곧 누구나 다 아는 맛, 이미 먹어 본 적 있는 익숙한 맛이라는 이야기다. 서비스, 위생, 인테리어 콘셉트, 메뉴, 음식의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무엇으로 차별성을 두고 경쟁력을 이어갈 것인가? 결국은 사람이다. 


키오스크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효율성, 편리성,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계 뒤에 숨지 말라는 말이다. 당당하게 기계 앞으로 나와 고객에게 당신의 환한 미소와 정성을 보여줘라. 어쩌면 당신의 그 따뜻한 온기가 가게를 살리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 김승현 중에서




위의 책 내용과 세상은 반대로 흘러간다. 무인, 자동, 키오스크 주문이 점점 더 대세가 돼 간다. 매장에 준비하는 직원이 분명히 있음에도 그들을 찾아도 그들은 이제 "주문은 키오스크를 이용해주세요!"라는 반응만 할 뿐이다. 게다가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용품샵, 아이스크림가게 등의 무인화를 넘어 카페의 무인화다. 번듯하게 인테리어가 돼 있는 매장에 주문을 받는 사람은 없다. 단, 주문을 받아 스피커를 통해 컵이 나오면 얼음을 받은 후 음료를 받으라는 AI의 스피커 소리만 울릴 뿐이다.



매장에 들른 사람들은 이것이 어색한듯 신기한듯 인테리어가 잘 된 것들을 손으로 만져보며 음료 판매대까지 걸어간다. 그리고 음료까지 받아들곤 이런 매장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 바쁘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아이디어가 좋다고 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스마트스토어에서 '똑같은 상품'을 모든 셀러는 가격을 다르게 판다. 방학동안 용돈을 벌어보려는 대학생, 아이들 교육비를 충당하려는 주부, 전문 셀러, 이제 막 시작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행하는 판매자 등등 모든 시장참여자의 목표와 생각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상품도 가격이 다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매수한 가격이 다르며, 각자가 생각하는 목표가 전혀 다르다. 단타로 들어온 사람, 30년을 묵혀둘 장기투자자, 일년간 목돈을 안정적이다 생각하는 곳에 굴릴 사람 등등 말이다.


사진에 나온 무인 카페는 현재 96호점까지 프랜차이즈 점포를 냈다. 그리고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면 알겠지만 이 상호 말고도 무수하게 많은 무인 카페가 존재한다. (그것도 프랜차이즈로 말이다.) 누군가는 무인으로 관리가 용이하면서 용돈 벌이를 원할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런 무인매장은 여러개 혹은 십여개를 두고 관리를 할지도 모른다. 혹은 누군가는 이 사업의 BM(비즈니스모델)은 오직 프랜차이즈 본사만 이익을 가지고 가는 구조라는 판단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디에 집중할지는 시장참여자인 창업자가 결정할 몫이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을 차려서 하나하나 온기를 나눠서 할 것인지.. 이런 무인 시장을 공략할 것인지 말이다.




저가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1,500원인데 반해 이곳 무인 카페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200원~2,600정도인 것 같다. 모두의 생각이 다르다. 누군가는 매장 주인이 없는 곳을 선호할 수도 있고 사람이 타주는데 훨씬 저렴한 저가커피 브랜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창업을 할 때 '나'의 목표와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통해 결정을 해야 한다.


 - 앞으로 무인이 대세야!

 - 저출산으로 일할 사람도 없으니 무인이어야만 해!

    vs

 - 무슨소리! 무조건 사람대 사람이 만나야지!

 - 무인은 관리가 안돼서 사고도 많이 나고 CCTV보다가 끝난다구!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보다 무엇이 나에게 맞는 전략인지를 판단하는 올바른 시각과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당신은 무인과 유인매장 창업을 한다면 어느쪽이신가요? 그리고 이용을 하는 쪽에서는 어느 곳을 선호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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