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일지, 그런데 이제 성찰을 더한

by 첫순간

"선생님 걸음걸이는 왜 그런 건가요?"

"연륜이 생기니 이제 분석도 하네요, 하하."


치료실 안을 돌아다니는 치료사의 모습을 보고 문득 궁금해서 물었다. 걸을 때 나는 소리가 실내화 때문인지 자세가 어딘가 잘못되어서인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기분 상한 내색 없이 치료사는 웃으며 어떻게 보이냐고 되물었고 본인은 전에 스스로 자세가 안 좋은 편이라고 언급하는 걸 들었기에 완전 정석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질문한 의도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치료사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였지만 일목요연한 분석 대신 조금 다른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통증이나 불편이 없으면 설령 그 자세가 잘못 됐더라도 맞다고 여기고 습관으로 굳는 경우가 많아 엄밀히 따지면 좌우가 정확히 반반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사람은 드물다고 했다. 그리고 전공 수업에서 이론을 배우더라도 자신의 몸이 너무 익숙한 탓에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분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평생 병원 신세를 졌지만 어렸을 때는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다. 떼를 쓰거나 말대꾸 하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은 거의 하지 않았다. '어렸을 땐 다들 그렇지'하고 넘기기엔 청소년기 때도 질문이 많지 않았다. 성인이 되고 조금 뒤부터 어느 병원을 가든 질문을 많이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부터 몸 상태가 줄곧 내리막이었고 본인이 겪고 있는 증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성을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듯싶다. 이해할 필요를 느낌과 동시에 더 알고 싶다는 궁금증도 생겼던 것 같다.


사실 몸과 관련된 질문을 할 때 출발점은 본인의 증상과 관련된 것이지만 두 번 이상 질문을 하다 보면 보다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질문까지 떠오른다. 연관성이 아예 없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궁금하니까 물어보는 그런 것 말이다.

시험기간마다 시험에 나올 것 같지 않은 내용이나 유형의 질문도 그저 궁금하다는 이유로 호기심이 해소될 때까지 붙잡고 있었던 일이나, 병원 가서 이것저것 캐묻는 것 모두 비슷한 이유에서 시작된 듯하다.


일반적으로 치료 일지는 치료 과정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치료 과정이 단계별로 나뉘거나 매번 다르지 않기 때문에 조금 다른 접근으로 일지를 기록해 보고 싶었다. 언제 다시 쓰게 될지, 몇 번이나 쓸지 알 수 없지만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던 치료 일지를 써보라고 권한 친구를 포함해 이 글의 영감을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처음에 의도한 것과는 조금 다른 문체로 쓰인 것 같아 또 쓰게 된다면 다른 형식으로 써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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