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지상낙원
날씨가 갑자기 무더워졌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에어컨이 절실할 정도로. (전기값 아끼려고 엔간하면 참는 중이다)
뉴스에선 폭염주의보라며 연신 보도를 해대고, 나라에서도 '폭염이 예상되니 야외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문자를 보내는 중이다.
그런데 엄마랑 나는, 여행을 떠났다. 폭염주의보 속에서. 공주 유구색동수국정원으로. 아침 7시에.
수국 하나 보겠다는 일념으로 떠난 거였다. 일부러 축제 기간 직전을 노렸다. 축제 때에는 사람이 너무 많을 터이니 그전에 미리 다녀오자.
그래도 사람은 많더라. 다들 우리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하지만 서두른 만큼 주차대란은 피해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꽃구경. 아직 축제 시즌이 아닌지라 수국은 '만발'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송이의 수국들이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덥잖아, 이거.
등에서 땀은 줄줄, 머리는 태양 때문에 뜨겁고, 덕분에 다리는 무거워지고.
치료 중인 엄마를 이렇게 고생시킬 순 없었다. 꽃도 좋지만, 컨디션이 우선이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다.
2021년도에 개관한 곳으로 충청권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국가 귀속 매장문화재를 보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곳이라고 한다.
'열린 수장고' 건물로 일반인들이 수장고의 내부 모습을 실제로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유리벽 너머이긴 하지만.
관람이 허용된 수장고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었고, 수장고 내부 모습은 TV에서나 봐 왔던 터라 정말 신기한 세상이었다.
개인적으로 역사, 문화를 좋아하는 우리 모녀에게는 안성맞춤인 관광지. 게다가...!
시원하다. WOW. 거기에 수장고 내부에만 해당되긴 하겠으나 어찌 됐건 보관된 문화재들의 보존을 위해 온도 습도 아주 쾌적하게 맞춰져 있다.
"여기가 지상낙원이네"
맞다, 지상낙원. 쾌적하고 관심 있는 것들이 잔뜩 모여있는 이곳은.
폭염주의보 속 여행은 역시 박물관 투어가 제일이다. 그렇게 우리 모녀는 전국에 있는 좋다는 박물관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올 여름, 박물관 여행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