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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풀잎 Dec 04. 2019

나 자신을 붙드는 일, 누구도 아닌

내게 온 문장 - 김금희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지난 글에 썼듯 지난주에 나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내 책을 산 사람과의 의견 충돌로 인해 문자로 다툼을 했다. 참으로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문자를 나누는 내내 나대는 심장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사기라느니, 경찰서에 가겠다느니 운운할 때는 내 심장이 절정에 이르렀다. 경찰서에 갈까 봐 걱정이 되어서라기보다는 사기, 경찰서 등의 낯선 단어가 나를 향한 단어였음이 너무나 불쾌했고, 나를 슬프게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런 별거 아닌 일에 의연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일이 있던 날은 하루 종일 내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입맛도 없었으며 자꾸만 그 생각이 났다. 다음 날엔 마음이 좀 나아졌지만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는 (물건을 다시 받고 돈을 돌려줄 때 까지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다.


 그 말 몇 마디가 뭐라고 그렇게 속이 상할까.

생각을 하다가 문득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그녀들이 생각났다.

나는 이런 한마디 말에도 하루 종일 기분이 나쁘고, 자꾸 생각나고 우울해지는데.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입에 담지도 못할 온갖 나쁜 말들을 수 없이 많이 들어왔을 그녀들은 어땠을까.

그런 악플들에 시달리는 많은 연예인들이 정신적으로 고통받지 않는다는 건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럴 만큼 강심장인 사람은 없을 테니까.


김금희 작가의 소설 <오직 한 사람의 차지>를 읽었다.

소설집의 맨 뒤 작가의 말에 실린 이 문장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 자신을 붙드는 일,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누구나 각자 자기 자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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