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에세이]
잡혔던 점심약속을 취소하며 여자는 생각한다.
사람들 참, 말도 많다고... /
약속을 취소한 건, 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너 어쩌려고 그러는지 얘기나 들어보자’는 말/
그 말을 듣는 순간,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두는 친구의 목소리가 음성지원됐고
그런 얘기라면 충분히 들었단 생각에
여자는 그냥, 약속을 취소해 버렸다.
이 일을 시작할 때도 사람들은
여자를 앞에두고 말이 참 많았다.
그거 해서 먹고나 살겠냐,
유행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니가 그런 재주가 있느냐.... /
누구보다 여자가 고민했을 거라는 데까진
사람들 생각이 미치지 못하나보다, 그랬다.
이 일을 접겠다고 하니 또 사람들은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다.
어떻게 자리잡은 일인데 그러느냐,
넌 너무 모험심이 많은 거 아니냐,
이젠 좀 안정되게 살아야 하는거 아니냐... /
여자는 한 번도 누구에게든,
‘넌 왜 그렇게 사느냐’는 질문을 한 적 없는 거 같은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궁금할까.
정말 궁금하긴 한 걸까?
...................
‘넌 왜 그러고 사느냐’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은
단언코 자기 자신 외에, 누구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
혹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스스로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 먼저 구하지 않았는데 들려오는 조언엔
귀를 닫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조언 이전에, 내 결정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말처럼,
자신의 존재가치와 인생가치를
남이 판단하게 해선 안되는 거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 정도만 하면 되는 거니까.
순간의 결정이,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결론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