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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무늬 Oct 22. 2019

넌 왜 그러고 사느냐는, 무례한 질문에 대하여

[픽션에세이]


잡혔던 점심약속을 취소하며 여자는 생각한다. 

사람들 참, 말도 많다고... / 

약속을 취소한 건, 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너 어쩌려고 그러는지 얘기나 들어보자’는 말/ 

그 말을 듣는 순간, 이러쿵저러쿵, 

훈수를 두는 친구의 목소리가 음성지원됐고

그런 얘기라면 충분히 들었단 생각에

여자는 그냥, 약속을 취소해 버렸다. 


이 일을 시작할 때도 사람들은

여자를 앞에두고 말이 참 많았다. 

그거 해서 먹고나 살겠냐, 

유행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니가 그런 재주가 있느냐.... / 

누구보다 여자가 고민했을 거라는 데까진

사람들 생각이 미치지 못하나보다, 그랬다. 


이 일을 접겠다고 하니 또 사람들은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다. 

어떻게 자리잡은 일인데 그러느냐,

넌 너무 모험심이 많은 거 아니냐, 

이젠 좀 안정되게 살아야 하는거 아니냐... / 


여자는 한 번도 누구에게든,

‘넌 왜 그렇게 사느냐’는 질문을 한 적 없는 거 같은데

왜 어떤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궁금할까.

정말 궁금하긴 한 걸까?


...................


‘넌 왜 그러고 사느냐’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은

단언코 자기 자신 외에, 누구도 없어야 하지 않을까.

혹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스스로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 먼저 구하지 않았는데 들려오는 조언엔

귀를 닫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조언 이전에, 내 결정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말처럼,

자신의 존재가치와 인생가치를 

남이 판단하게 해선 안되는 거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은 참고 정도만 하면 되는 거니까. 

순간의 결정이,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결론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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