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에세이]
친구들이 연애를 할 때면,
여자를 비롯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예뻐졌다” 였던 거 같다.
그런데, 여자가 연애를 시작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첫마디는 모두 이랬다.
“너 얼굴이 왜 그래? 연애하는 애 맞아?”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지만,
왠지 여자는 친구들에게 다 들켜버린 것만 같았다.
그 남자를 정말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이다.
그 남자도 그렇냐고 묻는다면, 답은.. 글쎄다...
힘든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무게가 기울어 시작한 관계이므로 /
받아주지 않겠다는 마음, 떠넘기다시피- /
일로 밤을 새고도 남자가 부르면 만나러 나갔고,
만나기로 했다가도 바람맞는 일은 다반사였다.
따뜻한 스킨쉽은 바라지도 않는다,
차가운 표정이나 귀찮다는 말투만 아니라면 좋겠다.
사랑받지 못해도, 사랑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받아주지 않아도, 곁에만 있게 해 주면 좋겠다고 바랬는데-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곁에 있는게 맞는 건지를.../
사랑을 / 형체도 없는 그것을 /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잘 할 수 있다’는 다짐만큼 무의미한 것이
사랑이란 그 놀음에, 과연 있긴 한 걸까.
그렇게 다짐할 수 있다면, 그건 어쩌면
사랑, 이라기 보다 ‘치기’에 가까운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겠다는 사람들에게,
‘그건 사랑이 아니야’라는 말을 할 만큼은
우리는 그렇게까지 잔인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가, 또 그녀들이, 기억했으면 한다.
나를 무너뜨리면서까지
누군가와의 인연을 지킬 필요는 전혀 없고,
애초에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내게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누군가의 말 /
사랑하고 싶으나, 사랑받지 못하는 것-
그 관계의 불균형이 결국,
스스로를 생채기 낸 채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언제나, 어떤 경우에도,
나는 가장 사랑받아야 할 사람임을, 잊지 않기를.../
당신의 사랑이, 부디, 유효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