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에세이] 그런사람이있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너 남자친구 생겼다며? 잘 됐네...
어떤 사람인 지, 이 오빠한테 얘기 좀 해봐라.
왜긴... 궁금하니까 그렇지.
내 여자친구 얘기나 해 달라구?
글쎄.... 나도 만난 지 한 달밖에 안돼서,
지금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긴 한데,
아무튼 얜, 너랑은, 완전히 달라.
안 그래도,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전화한 김에 물어보자.
여자들은 원래, 운동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해?
얜 아주, 같이 조깅하자, 같이 수영 다니자, 그러면, 기겁을 한다, 기겁을...
팔에 근육 생길까봐, 가방도 일부러 작은 거 들고 다닌대잖아..
아니... 그래서 싫은 건 아니구, 귀엽긴 하지...
그냥 나는... 다, 너 같은 줄 알았거든.
얘랑도, 너랑 그랬던 것처럼,
맨날 조깅 같이 하구, 축구장 같이 다니구...
그럴 수 있을 줄 알았지...
근데, 얘는, 몰라도 너무 모르더라?
조깅은 아침에만 하는 거 아니냐고,
왜 저녁에 만나서, 데이트를 조깅으로 해야 되느냐, 따지질 않나-
축구 선수라곤, 박지성밖에 모르구-
축구 경기 할 때, 한 팀에 선수가 몇 명인지도 몰라.
그치? 그건 좀 심했지?
그래서 나는... 얘랑 새로 연애를 하는게, 재밌기도 하구, 재미 없기도 해...
너랑 달라서, 재밌기도 하구, 너랑 달라서 재미 없기도 하구...
이제 니 얘기 좀 해봐... 니 연애도 궁금하단 말이야.
어? 얘기 하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니네 집 앞까지 와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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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참 귀여운 연애 하는구나...
얘기 들어보니까, 니 여자친구... 애교도 많겠어.
나랑은 정말, 완전 다르겠다. 그치?
에이- 나도 그런 사람 만났어야 되는 건데...
어떤 사람이긴- 너랑 완전히 다른 사람이지...
근데 내가 요즘 만나는 이 사람은, 너랑 좀 비슷해.
술, 담배 안 하는 것도 그렇구, 운동 좋아하는 것도 그렇구...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너랑 생긴 것도 닮았대.
이렇게 똑같은 사람 만날 거면, 너랑 왜 헤어졌냐고 그러더라?
그러게... 우리, 왜 헤어졌지?
아니다, 니가 만난단 사람은, 나랑 비슷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건 나한테만 해당되는 질문이겠네...
아무튼, 내 취향이 그런가봐.
‘대충대충’같은 단어는 모르는, 자기 관리 철저한 사람이 좋구,
감상적이구 정적인 사람보다는, 활동적인 사람이 좋구,
좀 재미없어도, 농담같은 건 잘 못하는 사람이 좋구.../
나는 이 사람이랑 연애를 하는 게, 놀랍기도 하고, 놀랍지 않기도 하구, 그래..
이 사람이, 너랑 너무 닮아서 놀랍기도 하고,
‘맞아, 내가 이런 사람 참 좋아했었지’ 싶어서, 뭐 그닥, 놀랍지 않기도 하구...
근데, 너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집 앞에 왔다구?
거짓말... 너도 모르는 사이긴...
근데 너 지금 내가, ‘그럼 잠깐 나갈까?’ 그 말 할 줄 알았지?
그 말 듣고 싶었던 거지? 그런데, 나 안 나갈 거야...
너무 늦었잖아. 조심해서 잘 돌아가...
나랑 많이 다르다는 그 여자애랑은, 나랑 있을때보다, 더 행복하길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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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먼저 만났으므로,
이후의 내 모든 사랑은, ‘당신과 같거나’, 혹은 ‘당신과 다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