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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Sep 07. 2023

강정모의 인문학 강의-피렌체 예술 기행

피렌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

여행전문가이자 아츠트래블 대표인 강정모의 인문학 강의를 듣게 되었다. 이 강의는 연례적으로 갖는 신한은행 퇴직 동우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8차 강의다. 이탈리아를 가보았지만 아쉽게도 피렌체는 아직 가보질 못했다. 그의 유려한 강의를 통해 피렌체 도시가 지닌 외적인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인류문화의 변곡점을 찍는 귀중한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을 한 뼘 넓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주도로 40 만 인구의 도시다. 도시 이름의 기원은 꽃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한 송이 꽃이 핀듯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15세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르네상스가 태동된 의미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르네상스는 재생이라는 의미지만 깊은 뜻은 다시 찾은 휴머니즘이며, 사조의 핵심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당대 미술천재였던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가 주무대로 활동한 무대가 바로 이 피렌체였다.


피렌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강사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함께 들려주었다. 이 영화는 피렌체를 주 무대로 피렌체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고 있으며 헤어진 남녀가 다시 만나는 사랑의 영화로 르네상스의 의미가 닿아 있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이별한 남자 주인공이 사랑의 아픔을 달래고자 피렌체로 유학을 오게 된다. 그는 유화 복원사 수업을 받는데, 실제로 1969년에 큰 홍수가 피렌체를 덮쳐 1층이 전부 물에 잠기게 되고 많은 미술품들이 훼손이 된다. 전 세계는 이런 상황에서 피렌체의 미술품을 인류의 유산으로 여겨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하고자 각국에서 복원사들이 모여든다. 이로 인해 피렌체에서 문화재 복원술이 큰 발전을 하게 되고 문화재 복원의 중심지가 되는 계기가 된다.


영화에서 주인공 쥰세이는 치골리의 작품 복원을 맡게 되는데 그는 르네상스 초기의 유명한 화가로 큰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주인공은 자주 산타 트리니타 다리를 자주 건너는 장면이 나오고 여주인공인 아오이를 이 다리에서 재회하게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 곁에는 다른 남자가 있다. 사실 쥰세이의 부친이 재산을 이유로 아오이에게 돈으로 회유를 함으로 헤어졌던 것이다.


그의 재능을 시기한 스승의 농간으로 완벽하게 복원 중이던 치골리의 작품이 훼손이 되고 그 사건으로 그는 일본으로 돌아간다. 쥰세이를 만난 아오이도 남자 친구와의 균열이 생기고 헤어진다. 그들이 헤어진 이유를 알게 된 쥰세이는 다른 남자가 있는 그녀에게 그간 그녀와 추억이 깃든 모든 장소를 돌아보며 그녀와 관계를 정리하는 마지막 편지를 전한다. 스승의 자결로 다시 치골리의 작품을 복원하게 된 그는 다시 복원사로 재생하게 되고 10년 후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기억하며 혼자 성당을 오르는데 그곳에서 아오이를 다시 만난다. 여전히 자신이 쥰세이의 불행이라고 여긴 아오이는 냉정하게 떠나지만 쥰세이는 그녀가 선물한 음악가의 이야기를 듣고 뒤쫓아 가서 재회를 하며 사랑의 재생을 맞는다.


영화에서는 르네상스와 연관된 많은 내용들이 등장한다. 특히 산타 트리니타 다리는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났던 장소로 사랑의 감정에 휩싸여 서정적 글인 '라 비타 루오바'(새로운 인생)를 쓰게 된다. 이 작품은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더구나 그는 그의 신곡에서 베아트리체가 자신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역할로 등장하는데 이는 신이 아닌 사람의 사랑과 위선적인 성직자의 기도가 아닌 내 자유의지로 행복하게 되고 내 자유의지로 천국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에는 라틴어로 문서가 작성되었으나 단테는 신곡을 토스카나의 방언인 이탈리아어로 작품을 기록하여 모든 이들이 읽도록 하였다. 르네상스의 문이 열 것이다.

두오모 성당의 코폴라

또한 이들 영화의 주인공이 만났던 두오모 코폴라는 천재 건축가 부르넬리스키가 건축한 돔으로 그는 신이 내린 건축가로 불린다. 그 당시 두오모 성당은 건축력 부재로 돔을 완성할 수가 없었지만 그는 목재 틀 없이 돔을 완성하는 도안을 제시하여 선발되었는데 이는 공모전을 통해 공정한 심사과정을 거친 결과였다. 이런 자연스러운 경쟁이 탁월한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우피치의 의미는 오피스에서 왔고 원래 피렌체를 통치하던 메디치 가문의 행정관청이었다. 그들이 수집한 미술품들이 소장된 것인데, 최초로 작품에 시대와 작가를 표기하여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미술관으로 미술 박물관의 정형을 보여준 최초의 미술박물관이다.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소장 작품들은 중세로부터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미술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그 그림은 로렌초 데 메디치를 위한 작품으로  메디치 가문에 헌정된 그림이다. 작품의 특징은 피렌체에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는데, 이전 여성 그림과 달리 비너스가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이는 신앙관이 변함에 따른 변화로 그 이전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우선시했기에 인간을 아름답게 그릴 이유가 없었다. 빛의 예술이 중세 미술로 정의되었고 십자가도 보석으로 찬란하게 장식했었다. 하지만 보티첼리는 만물에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는 것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현실에 없는 완벽한 이상미를 추구했으나 보티첼리는 시모네다 베스푸치라는 실제의 아름다운 여성을 모델로 이 작품을 그렸다. 이 작품 역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수태고지

이 미술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초기 작품인 수태고지도 소장 되어 있다. 이 작품은 분위기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천사의 날개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졌으며 바닥의 꽃들도 실제 토스카나 지역 꽃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고 배경의 사이프러스 나무도 실제 모습을 담아내어 이전 시대와는 판이한 작품의 경향을 보여준다. 이는 발도르차 평원을 모두 인간의 힘으로 다듬어 아름다운 잔디로 꾸밈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구현하는 르네상스의 도래에 기인한 것이다.

미켈란젤로 도미 톤도

미켈란젤로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의 프레임도 그가 만들었다.

그의 작품 도미 톤도는 성가족을 그린 그림으로 그가 조각가였기에 대부분 삼각형 구도로 작품을 안정적으로 그려냈으나 이 그림은 불완전하게 그려졌다. 이는 신적인 존재가 이 땅으로 내려왔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그는 육체미를 강조하였으며 마리아를 강한 여성으로 묘사하였다. 그는 360도의 완벽함을 담을 수 있는 조각이 가장 위대한 예술로 여겼으며 그림만을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무시했었다고 전해진다


그 외 칼라바조의 메두사 작품은 통해 희로애락을 표현하여 바로크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도 소장되어 있다.


강연을 통해 미술과 건축, 그리고 문학이야기가 다루어져 흥미로웠다. 르네상스의 의미와 내용을 심도 있게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르네상스의 주역들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개별 작품이 갖는 의미와 의의를 들을 수 있어서 지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친숙한 영화를 버무려 좀 더 맛깔난 피렌체를 즐기는 알찬 시간이었다. 가보지 못한 피렌체를 가봐야 하는 이유가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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