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울의 옛 도서관 길을 걷다

서촌 도서관길 기행

by 정석진

종로구 서촌 도서관길 기행 시간을 가졌다. 문화해설사가 함께하는 시간으로 이십여 명이 함께했다. 참여 인원 대부분이 여성으로 나와 동행한 분만이 남자다. 보고 배우고 일에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관심도 적고 뒤처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시작으로 창의문 입구에서 출발했다. 창의문은 조선시대 한양의 사소문 중 원형 그대로 남은 유일한 문으로 북문 또는 자하문으로 불리는데 오솔길이 숲을 이루어 걷기가 그만인 길이다.

창의문 길

길 건너에는 민족시인 윤동주 문학관이 있었다. 문학관은 원래 폐기된 청운아파트 상수도 가압장을 개조한 것으로 건축가 이소진의 설계로 다수 건축상 수상한 건물이라고 한다. 외관은 단순한 사각형 건물일 따름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공간 구성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내부는 건물의 외양과 전혀 다른 창조적인 공간이다. 기존 구조물을 활용하여 시인채, 열린 우물, 닫힌우물 3개 공간으로 구성되어 신선하고 경이로운 장면이 펼쳐진다. 윤 시인을 기리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시인채
열린우물
닫힌우물

문학관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 청운문학도서관을 만난다. 이 도서관은 종로구에서 지은 공공도서관으로 2층은 한옥으로 고풍스러운 공간이고 1층은 현대식 건물로 쾌적한 문학도서관이다. 이 건물은 2015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청운문학도서관

이곳은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책을 읽으며 휴식을 누리는 장소로는 그만이다. 별채처럼 지어진 누각도 빼어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붉은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고 연녹색의 물상추로 뒤덮인 작은 연못 위에 지어져 참으로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곳에 하루 종일 머물러도 하나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숲 속에 이렇게 좋은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앞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

문학도서관 풍경

이외에도 종로구가 전통 한옥을 구입해 한옥문화공간으로 단장한 상촌재가 있다. 이곳도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편의 시설이다. 말끔하게 단장되어 한옥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에서 내 집처럼 편하게 누마루에 앉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장소다.


주위에 개방된 한옥들이 또 있다. 산수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의 고택이 있고 필운동의 홍건익 가옥도 열린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특히 홍건익 가옥은 개인 빙고도 갖추었던 부잣집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겨난다. 그곳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임은 분명하다.

서촌에는 생각보다 많은 숨은 명소가 있다. 거기에 얽힌 역사도 다양하다. 서촌은 찾아볼수록 알아 갈수록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특히 우리의 전통의 대표 격인 한옥이 많아 이곳을 찾아서 심신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꽤 많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많은 이들도 나와 같이 값없이 주어지는 선물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에세이 #윤동주문학관 #청운문학도서관 #상촌재 #청전이상범가옥 #홍건익가옥 #종로구 #서촌 #글로다짓기 #글로다짓기66일챌린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