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고샅길을 좋아한다

길에 대하여

by 정석진

나는 큰길로 다니지 않는다

작은 길을 일부러 찾아 걷는다


큰길은 정답이지만

흥취가 없다


작은 길에서 헤맬 수 있지만

모든 길은 결국 통한다


큰길에는 정이 살지 않는다

따라서 느낌도 없다


대로에서 나는 객일 뿐이지만

소로에서는 내가 주인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은

서로 부대끼는 것이다


잠시 홀로일 수 있지만

언제나 그럴 수 없다


느낌이 있고

감흥이 있는 삶은

자잘하고 소박한 것에 있다


샛길은 자질구레 하지만

생기가 머물고 흥이 산다


나는 고샅길을 좋아한다

#시 #길 #큰길 #작은길 #고샅길 #샛길 #소박 #흥 #글로다짓기 #글로다짓기66일챌린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