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석진 Nov 03. 2023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순간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은 고속도로 운전자들에게 하는 경고 문구다. 운전하다 조는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오늘 아침 기상을 하면서 문득 이 문구가 강하게 기억되는 경험을 했다.


최근에 자유로운 시간 사용으로 늦잠을 자는 까닭에 항상 늦게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글쓰기 챌린지 참여를 통해 기상 습관을 무조건 바꿔야만 했다. 매일 6시에 기상하여 모닝 페이지를 쓰고 글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챌린지 시작 전날 밤에는 못 일어날까 봐 핸드폰 알람을 내 것뿐 아니라 아내 핸드폰에도 기상 설정을 해놓았다. 소리를 못 듣고 늦잠을 자게 될까 봐 염려가 되었었다. 일찍 일어나려고 평소보다 이른 시각 잠자리에 들려고 계획했지만 습관을 금방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별한 일도 없었는데 공연히 마음만 분주해서 한 시가 넘어서 취침하게 되었다.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겨서인지 잠자리도 편치 않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평소처럼 도저히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밤을 꼬박 새우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강제로 일어났다.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다시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 일어나서 책상에 앉았다. 푹 잠을 자지 못해서 머리가 멍했고 두통도 느껴졌다. 눈도 제대로 떠지지 않아 한참 눈을 깜박였는데도 침침하고 눈동자에 막이 낀 것 같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비몽사몽 간으로 첫날을 어찌어찌 보내고 그 이후로 오늘로 5일째를 맞았다.


지금도 여전히 못 일어날까 봐 두려움이 있지만 그런대로 알람 소리에 잘 일어났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좀 달랐다. 전날 취침을 12시 이전에 했고 자다 꿈은 꿨지만 나름 잠을 충분히 잤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5시 50분에 울린 알람을 듣고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잠깐 쉬었다. 마음이 풀어진 탓이다. 그 잠깐이 순식간에 흘러버렸다. 그대로 다시 잠이 든 것이다. 다행히 6시에 아내의 핸드폰이 울려 놀라서 벌떡 기상했다. 아뿔싸! 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 순간 '순간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이 뇌리에 번쩍 스친 것이다.

긴장과 해이함은 손바닥의 앞, 뒷면과 같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해이함이란 괴물이 곧바로 찾아온다. 나는 순간이라는 마법에 휘둘려 마음의 빗장을 풀어버렸다. 그래서 그 순간은 활이 시위를 벗어난 것처럼 내 손아귀를 벗어나 멀리 날아가 버렸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초래되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아침의 일이 별것 아닌 일로 얼마든지 치부될 수 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상황이 유달리 내 마음에 깊은 의미로 느껴진 이유는 아마도 다시는 그런 상황을 맛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살아오면서 많은 순간을 허망하게 흘려보낸 일들이 숱하게 많았다. 마음으로 주저주저하다 시도하지도 못한 채 떠나보낸 기회들 말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운명의 여신은 여자이기에 과감한 남자에게 더 끌린다고 한다. 생각하다 미적대며 세월을 흘려보내지 말고 과감한 행동으로 실행하는 삶에 운도 더 따른다는 것이다. 그 말이 내게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나는 성격상 적극적이고 화끈한 것이 좋다. 성공은 실행의 횟수와 비례한다고 하니 실패를 두려워해서 움츠리기보다 일단 뛰어들어 시도의 횟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원하는 바를 얻을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순간을 중요하게 그리고 소중하게 여기며 살자.


#에세이 #순간의선택 #결정 #행동

매거진의 이전글 남산에 가을이 꽃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