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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Dec 14. 2023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맛보다

사자 츠나구룰 읽으며

올해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독서의 목표가 있다. 두 달 동안 50권의 책을 읽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겠다는 열망으로 독서에 열심을 내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목표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읽는 즐거움을 잃어버릴 수 있다.


최근에 나는 심리 관련 책을 많이 읽는다. 출판사에서 협찬하는 책들인데 그런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비슷비슷한 주제들로 책 내용이 이어져서 흥미가 반감이 되는 경우가 있다. 평소 독서 습관대로라면 접하기 힘든 분야다. 관심 분야 밖의 책들을 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 책들 속에서 아직 읽지 못한 소설이  2권이 있었다.


자기 계발서나 심리 관련 책들은 읽는 재미가 크게 없다. 안타깝게도 무엇이든 재미가 없으면 지속하기가 어렵다. 관심 분야의 책들은 다를 수 있지만 소설은 확실히 읽는 즐거움이 있다. 본질적으로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빠져들고 결말이 상상의 나래도 함께 펼쳐진다. 몰입이 되면 감정이 이입되고 여기에 감동이 더해지면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소설이 내게 그런 즐거움을 주었다.

그 책은 사자 츠나구라는 제목으로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다. 책은 1,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작가가 쓴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일본인 특유의 독특한 정서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사고가 기발하면서 기이하다. 그들의 상상력의 한계는 경계가 없는 것 같다.  살면서 그네 삶에 불안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상상에 상상을 더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일본의 환경이 자연재해가 빈발하기에 내일을 알 수 없고 그에 따라 늘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정서에 존재한 연유일 게다.


또 다른 면은 비정함에 있다. 비정함은 가족과 친구라도 예외가 없다. 혈연이나 우정으로 관계가 이어져도 마음이 식으면 차갑게 돌아선다. 냉정함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면을 접할 때마다 과연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섬세함을 들 수 있다. 특히 마음을 쓰는 일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쓴다. 마음결을 다루는 것이 애처로울 정도다. 별 것 아닌 작은 일에도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때때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도를 넘어서서 자신을 희생하기까지 한다. 과연 이것을 좋게만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 소설은 역시나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츠나구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하는 중개자다. 영매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죽은 사람이 실제의 모습을 하고 등장한다. 이들의 만남은 인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츠나구를 알게 되는 것이 인연의 시작이고 망자와 살아있는 사람이 동시에 만나는 것에 동의를 해야 만남이 이루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일생에 딱 한 번만이 기회가 주어진 다는 것이다.


이런 스토리의 전제는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각의 스토리마다 한 편의 소설이다. 다르게 본다면 연작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독립된 이야기로 읽기가 쉽다. 장편 소설의 경우 등장인물이 많고 플롯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읽는 데 힘이 드는 경우가 많은 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스토리도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고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주인공의 사랑이야기까지 더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두 권을 술술 읽었다. 기발한 상상력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치기도 하고 실제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요즘의 세태도 담았다.


이 책을 읽으며 읽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그 결과로 다른 책들에도 쉽게 손이 갔다. 이런 선순환이 독서를 즐기는 방법이다. 이 책에 이어서 독서 토론 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쉽게 읽고 있는 중이다. 하룻밤에 400여 페이지를 읽었다. 흥미보다 더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다.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일상에서 누리는 잔잔한 즐거움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살아갈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덴마크의 휘게가 바로 그것이다. 오늘도 휘게를 누리며 사는 날로 살아갈 결심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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