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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n 02. 2024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물을 찾아서

봉정사 극락전 답사기

경북 안동에 있는 천등산 봉정사를 찾았다. 봉정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이곳에 있. 일부러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인데 숲해설가 동기들과 백두대간수목원을 방문하는 길에 들렀다.


봉정사를 포함한 7개의 사찰이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한국의 산사, 산지승원의 타이틀로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가 그 주인공이. 이 절이 세계의 문화유산이라고 하니 왠지 마음이 숙연해진다.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 노송들이 옹위하는 입구부터 느낌이 다르다.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천천히 걸으며 걷기에 참 좋은 숲길을 순식간에 지나쳐버렸다. 문명의 이기가 언제나 유용하지는 않다.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온몸으로 직접 겪으며 느끼면 유익이 크다.

절은 아담했다. 고찰의 분위기는 가득했지만 단아하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리라. 불이문을 지나자 연등이 뒤덮은 대웅전 마당이 나온다. 하얀 등이 걸려 분위기가 새롭다. 석탄일  연등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망자를 추모하는 등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극락전이  궁금했다. 그간 부석사 무량수전이 최고의 목재건물이었으나 봉정사 극락전을 중수하 상량문에서 고려시대 공민왕 12년인 1363년에 극락전을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런 사실로 봉정사 극락전이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로 새롭게 밝혀졌다.

극락전

극락전은 오랜 역사에도 단단한 외양을 가졌다. 간결하면서 강직해 보인다. 화려함은 눈에 띄지 않는다. 락전은 맞배지붕의 주심포양식이다. 주심포는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포가 하나인 양식이다. 이에 반해 포가 둘 이상 다포양식이라고 하는 데 외양이 주심포에 비해 화려 것이 특징이다. 창문도 단순하고 투박하다. 문살에도 장식이 없다. 오래된 건물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그만큼 모던한 게 아닐까 싶다. 극락전 앞에 선 3층 석탑도 간결한 고졸미로 극락전과 잘 어울린다. 존하는 랜 역사의 유물이 주는 울림이 크다.


극락전과 마찬가지로 대웅전도 국보다. 대웅전은 다포양식으로 처마가 화려하다. 

가람 곁의 영산암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영의 무대였다. 영산암 오르는 계단도 고적하지만 오히려 아름답다. 언덕을 오르면 전통 한옥이 둘러싼 공간이 정겹다. 오랜 연륜의 반송이 수도하듯 자리 잡고 있다. 누마루에 앉아 산사의 정취를 누린다. 마음이 편안하다. 다음 일정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영산암 오르는 길

현존 최고의 목조 건물을 직접 눈으로 보는 기쁨을 누렸다. 빼어나게 아름답지 않은 수수함이 오히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진리도 단순함에 있다고 하지 않던가! 아름다운 절을 마음에 품고 간다.

#봉정사 #안동 #극락전 #최고목조건물 #절 #유네스코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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