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학교는 아름다웠다. 그 이름이 갖는 위명과는 별도로 캠퍼스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격조를 지녔다.대학교라기보다는고급 리조트 분위기로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다. 꽃과 나무들도 적절히 배치되어 한층 품격을 높인다.
들어서는 길부터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 학교 넓이는 1,000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 4배 크기다.넓이가 상상을 초월하다 보니 입구도 그에 걸맞게 장엄하다. 크고 우람한 야자수들이 대로 양 편에 길게 도열해 있다.
야자수 너머에는 고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입구부터 보이는 외양이 주위를 압도한다. 도로 중앙에는 정돈된 잔디밭 광장이 눈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상당한 길이의 잔디밭이 끝나는 곳에 중세풍의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일련의 건물들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곳이 바로 유서 깊은 스탠퍼드 대학임을 알린다. 모든 건축물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스페인식이 혼합된 단일 양식이다. 궁전 같기도 한 건물들은 수많은 아치가 특징이다. 길게 늘어진 회랑도 눈길을 끈다.
스탠퍼드 대학은 미국의 손꼽히는 명문으로 1,876년 릴런드 스탠퍼드에 의해 설립되었다. 내로라하는 영재들도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으로 미국 대학 평가에서도 항상 1,2위를 달린다. 사립대학이라 학비가 무척 비싼 편이지만 부모의 자산 규모에 따라 학비나 생활비가 전액 면제 된다. 공부만 잘하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학교다. 그만큼 기부가 많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에서 창업가를 제일 많이 배출한 대학으로 이 대학 출신의 내로라하는 스타트 사업가들은 야후의 제리 양을 비롯하여 셀 수 없이 많다.
스탠퍼드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학교다. 공대 학장인 프레더릭 터먼 교수가 한국 방문을 통해 카이스트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협력을 통해 카이스트 설립에 기여를 했다고 한다.
건물 광장에는 로댕의 유명한 조각 칼레의 시민상이 있다. 프랑스 다음으로 로댕 작품이 많이 전시 중이고 가장 많은 종류의 시민 상이 모여 있다고 한다. 백년전쟁에서 칼레시를 구한 영웅들의 고뇌에 찬 몸짓이 아주 생생하다.
로댕 칼레의 시민
가장 인상적인 건물은 초입 중앙에 위치 한 Memorial Church다. 카톨릭 성당이지만 모든 종교가 함께 이용한다. 화려하고 생생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성당이다.
어디를 보아도 멋진 곳이 널려서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하나같이 손사래를 친다. 바쁘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공부가 힘들기로 소문이 났다. 그런 이유로 여유가 없는 듯했다.
학교가 넓다 보니 학생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서 이동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실제로 자전거를 타는 학생이 많다. 영재들이어서 그런지 모두 다 똑똑해 보이고 못 생긴 학생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것도 편견이 가진 힘일 게다.
건물 사이에는 숲이 조성되어 있고 화단도 잘 가꾸어졌다. 벤치가 놓인 곳에는 학생들이 앉아 책을 읽는다. 열심인 학생들의 모습이 보기가 좋고 또한 부럽다.
구석구석을 돌아봐도 어디 하나 모자라 보이는 데가 없다. 통일되고 조화를 이루어 안정감을 준다. 전망대에 올라 높은 곳에서 조망한 교정의 모습은 잘 계획되고 반듯하고 우아한 붉은 건물 숲의 모습이 마치 유럽의 오래된 도시들을 연상시킨다.
학내 우거진 숲에는 학교 역사만큼이나 연륜을 자랑하는 고목들이 즐비하고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큰 탁자가 놓였다. 우리도 한참을 돌아보고 6명이 함께 앉아 지친 다리를 쉬며 가져온 점심을 즐겁게 먹었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아 누구나 자유롭게 학교를 돌아볼 수 있는 점이 참 좋다. 명문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하기에 구태여 제약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주위에 휴지통도 구비되어 있고 학내 화장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대기업 입사에 목이 맨 우리와 달리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학풍이 정말 부럽다.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답다. 미국의 진짜 힘을 느끼는 대목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 견학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영재들의 필수 견학 코스로 정해서 이들이 꾸는 꿈을 우리 학생들도 똑같이 품었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한 누나들 모두 대단히 만족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쉰 숲에는 엄지 손가락만 한 도토리가 떨어져 있다. 무엇이든 크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미국 여행의 백미가 될 것 같다. 무료로 하는 관광이라 더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