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이 달리기로

아내가 달린다

by 정석진

나는 아내의 고개를 설레설레 젓게 만드는 오지라퍼다. 정말로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명소, 자연, 사람, 역사, 미술, 음악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호기심 천국이다.


무엇이든지 경험하고 좋다는 확신이 들면 혼자만 알고 지나가기는 싫다. 그즈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예외 없이 내가 누렸던 것들을 전하는 전도사가 된다.

예를 들자면 다녀온 곳이 좋았다면 그 점을 알리고 꼭 한 번 가볼 것을 권유한다. 맛집을 발견하면 열정적인 홍보대사가 되는 식이다. 아내는 이런 나를 못마땅해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텐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강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일리가 있지만 내가 발견하고 느꼈던 특별한 것을 다른 이들도 나처럼 경험했으면 하는 면에서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뿐이다.

요즘 주제는 단연 달리기다. 마라톤을 접하고 달리기 재미에 한창 빠지는 중이다. 달리기를 직접 해보니 정말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온몸을 쓰니 시간당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 달리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다. 달리기를 힘들어하는 이들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방안이 있으니 그 점을 알린다는 것이 오지랖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조금 억울하다.

걷기 속도로 달리기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아내가 바로 그 증거다. 아내는 고관절이 좋지 않아 많이 걸으면 신호가 온다. 그래서 예전에는 달리기는 아예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달리기 홍보대사 아닌가. 아내를 지속적으로 설득했고 마지못해 한 두 번 경험하더니 최근에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내를 채근해서 운동장으로 함께 나가는 그간의 나의 노력이 있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내가 달리기가 좋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로 어제, 아내 혼자 무려 50분 동안 5킬로미터를 달렸다. 그동안 항상 같이 운동을 했었고 혼자 달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일요일 새벽에 마라톤 정기모임에서 20킬로미터를 뛰었다. 그래서 월요일에 뛰는 것이 어려웠고 출근을 해야 해서 시간도 없었다. 반면에 아내는 쉬는 날이라 하루 종일 여유가 있었다. 지나가는 말로 달리기를 해보도록 권했고 아내도 긍정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아내는 외대운동장에 나가 혼자서 50분을 달린 것이다. 자기 확신과 강한 동기부여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놀라운 변화와 대단한 성취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실을 알고 온 가족이 아내를 칭찬해 주었다. 아내도 꽤 뿌듯한 눈치다.


체중감량은 아내의 간절한 바람이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주당 150분은 뛰어야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내도 그 뉴스를 듣고 자극을 받은 것 같다. 날이 많이 추워졌지만 아내가 150분을 채울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예정이다. 그렇게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면 몸도 건강해지고 체중도 감량하는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달리기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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