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배우는 중
수영을 배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나거나 없는 것도 아닌 데 이상하게 수영은 힘만 들지 도무지 늘지 않는다. 수영장에 다닌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일주일에 두 번을 가는 것도 이유가 될 것 같지만 수영장 가는 횟수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 지금 내게는 두 번 가는 것도 벅차다.
사실, 수영장 가는 날이 싫다. 핑계만 있으면 빠지고 싶다. 그래서 2월은 거의 못 갔다. 가장 큰 이유는 감기였다. 추운 날 수영을 다녀와서 감기에 덜컥 걸렸다. 요즘 감기는 독해서 2주일은 기본이다. 당연히 수영을 갈 수 없었고 웬만큼 나았을 때는 날씨가 추워져서 가기가 싫었다. 또 감기에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3월 들어서는 핑계가 없어졌다. 감기 기운도 없고 날도 풀려서다. 첫날은 요행히 도 아내의 알람이 울리지 않아 자연스럽게 건너뛰었다. 아내와 수영장을 같이 다니는 중이다. 아내는 나와 다르게 꾸준히 다니고 있다. 새벽마다 가기 싫어서 뭉그적거리면 아내는 단호하게 수영을 그만두라고 한다. 이상하게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새벽에 일어나 수영장에 가는 것이 싫지만 수영은 꼭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수영장 갔다. 같은 시각이라도 전에는 캄캄했는데 오늘 아침은 달랐다. 해가 많이 길어져서 동이 터오는 중으로 어둡지가 않았다. 계절은 정확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비교적 여유롭게 수영장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온다. 수영장에 다닌 지 오래되어 세 번째 그룹에 속해있다. 수영하다 힘들어서 자주 쉬고 서다 보니 아내는 민폐라며 아랫반으로 내려가는 게 낫겠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나름 자존심은 있어서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늘 가보니 우리 그룹에는 올라온 사람들이 많아 복잡했고 아랫반은 한가했다. 자존심이고 뭐고 따라가지도 못하는데 반만 높아지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을 것 같아 과감하게 아랫반으로 갔다.
지금까지 자유수영도 제대로 못하는데 진도는 접영까지 나갔다. 되지도 않는 접영을 흉내 내느라 애를 먹었는데 아랫반에 오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배영까지 배운 것으로 하고 다시 시작이다.
오랜만에 와서 무지 힘들 줄 알았는데 할 만했다. 호흡도 덜 가빴다. 운동도 쉬엄쉬엄하면 느는 걸까? 25미터도 제대로 못 가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잘 제쳤다. 그간 물에서 훈련한 것이 아주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배영도 처음에는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몸이 가라앉기만 해서 물을 먹었는데 두 번째에는 발장구를 힘차게 치니 좀 나아졌다. 나중에는 강사가 배영을 잘한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정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초보자 치고 상대적으로 잘하는 것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내 평생에 수영을 잘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으니 말이다.
한 시간 수영하면서 여러 번 쉬기는 했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주 산뜻했다. 항상 가기 싫을 때는 언제고 수영을 마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잘 모르겠다. 3월 첫걸음을 잘 떼었으니 빼먹지 않고 꾸준하게 가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물개가 되는 그날까지 파이팅이다!
#수영 #운동 #게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