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석진 Mar 19. 2023

뚝뚝 봄이 환하게 피어난다

아내와 배봉산 황톳길을 걸으며

자전거를 타며 만나는

길 모롱이에서

후각을 깨우는 고운 향기를

회양목이 건네고

만개한 매화가 풍기는

맑은 내음이 마음을 깨운다


길가 쥐똥나무 우듬지에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몰려나와

재잘거리고

아파트 담장 너머 키다리 목련은

무엇이 간절한지

꽃망울들이 일제히

기도의 꽃을 피운다


언덕에 늘어선 개나리는

노란 웃음을

요란하게 터뜨리고

늘어진 머리카락마다

반짝이는 별들을 단 영춘화는

으스대듯 바람에 살랑거린다


배봉산 초입

조팝나무 가지마다

푸른 이슬방울이 종처럼 매달리고

여전히 겨울을 입은 나목 사이로

성마른 귀룽나무는

벌써 신록이다


수직하고 있는 아카시아가

그림자로 수놓는 황톳길

진달래의 수줍은 미소를 받고

맨발로 원시처럼 걸으며

시원한 맨 흙의 촉감을

기쁨으로 만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내와 미소 지으며

담소하는 걸음마다

뚝뚝 봄이 환하게 피어난다

진달래 귀룽나무
영춘화
목련  영춘화
개나리

#시 #황톳길 #배봉산 #회양목 #매화 #영춘화 #귀룽나무 #조팝나무 #쥐똥나무 #맨발 #향기 #봄 #아내 #목련





매거진의 이전글 텅 빈 벤치에 여백이 흐르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