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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할마 Mar 16. 2020

코로나19 건너가기

조청을 만들다

   코르나 기세가 좀 꺾이긴 했지만 아직도 기세 등등하다.

우리나라는 주춤한 가운데 유럽과 미국은 시작이다.  세계는 신종 바이러스 때문에 난리다.

뉴스도 온통  코르나 19에 관련된 것뿐이다. 우리나라 의료진들의 검사 방식과 정부의 대응 방침을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칭찬하고 다른 여러 나라도 벤치마킹한다는 뉴스가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된다.


오십 대에 들어선 대구에 사는 막내 동생은 일도 못하고 한 달 반이나 집에 갇혀서 지낸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늦둥이는 제 어미 머리카락으로 미용실 놀이에 빠져 있다.

  엘사 머리, 안나 머리, 똥머리.... 그리고 원장님이라고 부르라고 한다며  가끔 사진을 올린다.

집에 감금(?)되어도 먹어야 하기에 마트 가서 식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들며 자매들 단톡 방에 음식 사진을 올리고 묻기도 한다.  생에 처음으로 고추장도 담고 알콩 메주 1 킬로그램 사다가 된장도 담는 기염(?)을 토하 더니 입술에 물집 잡혔다고 해서 자매들은 웃으며 격려를 했다.

음식 하는 게 재미없고 돈 버는 게 더 쉽다는 결론을 내리며 장 담그는 일은 안 할 거라 했다.

막냇동생과 달리 나는 장 담그고 음식 하는 게 재미있다.

시골에 사니까 냄새 때문에 끓여 먹는 것도 부담스러운 청국장을 띄워 먹는다.   동생들의  맛있다는 성원에

콩 20 킬로그램 넘게 청국장을 띄웠다.  이 동네는 논이 없어 볏단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대나무 소쿠리를

삼만 오천 원에 사서 부지런히 청국장 띄 먹는다.

요즘은 조청에 빠져 다들 잠자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조청을 달인다.  온 집안이 달큼한 엿기름 냄새로 가득하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이 다 그렇듯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잼과 다른 단맛을 내는 조청에 빵을 찍어 먹으며 우리 조상 어머니들의 지혜에 감탄했다.  곡물에서 단맛을 내는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가래떡을 찍어 먹어야 하는데 떡 사러 차를 타고 가는 번거로움우선 사람 만나는 일을 피하고 싶어 빵을

찍어먹으며 떡도 만들어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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