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할마 Jul 29. 2021

나리꽃과 저녁노을

나리꽃과 저녁노을 색깔이 닮았다

친정 엄마의 간병으로 보름 넘게 집을 떠나 있었다.

저녁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매일 봐도 가슴 설레게 하는 저녁노을이 하늘 가득 피어나고 

화단에 나리꽃도 노을 빛깔로 피어 나를 반겨준다.

처음 이사 와서 어릴 때 이후 보기 힘들었던 참나리꽃이 집 주위에 

많은 것을 알고 다락방에서 첫사랑 편지를 발견한 것처럼 

설레고 기뻤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로 소녀를 곁눈질하는 소년 같기도 하고 

농염한 여인 같기도 한 참나리꽃이 좋다.


병원에서 잠을 설쳐 혓바늘이 돋고 다크 서클이 판다처럼 짙게 드리웠지만 

집에 돌아오니 살 것 같다.

못 걸을 것 같았던 엄마가 돌쟁이 걸음마하듯 걷고 식사를 잘하시니 마음이

 가벼웠는데 집에서 이런 환대까지  받으니 세상 행복하다. 

이 순간만큼은 마당의 잡초는 보지 않으리 

잡초와의 전쟁은 내일부터다.


이전 02화 예순이 넘어도 엄마가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