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
얼마 전 제주도 한라산에서 등산객들이 먹고 남은 라면국물을
화장실이나 주변 땅에 버려서 땅이나 나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뉴스를 보았다.
맵고 짠 라면국물로 인해 주변의 땅과 나무뿐 아니라
강물까지도 오염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물속에서만 사는
수서동물(水棲動物)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컵라면 국물에 몸살을 앓는 한라산이 된 것이다.
힘들게 산에 오른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정말 맛있다.
힘듦이 싹 사라지는 맛이다. 과거에 나도 경험한 일이다.
추운 겨울에 어렵게 오른 후에 먹는 라면도 참 맛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외국인들도 자기 나라의 산에 올라
우리의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을까?
그만큼 라면의 외국 수출도, 외국인의 라면 사랑도 증가했다고 한다.
문제는 먹고 난 뒷처리이다.
제주도는 라면을 끓여 먹는 등산객이 늘자
윗세오름에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하고
국물을 버릴 수 있는 물통도 설치했으나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환경보존을 위해
라면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하는데,
먹고 남은 라면국물로 제주도가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에는 매점이 없어 라면을 판매하지 않는데,
등산객들이 사전에 보온병과 컵라면을 챙겨 탐방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면서 윗세오름(해발 1,740m)에서 휴식을 취하며 끓여 먹는다고 한다.
요즘은 한라산 등산객들이 라면을 먹고
국물을 모두 마시는 인증샷 챌린지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내가 여행을 다녀 온 스리랑카를 생각했다.
그곳 국립공원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비닐류, 화기류 등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다 처리해야 했다.
입구에서 철저히 검사하고 위반할 경우 물건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스리랑카에서는 물은 괜찮지만 라면은 어림없다.
우리나라도 최소한 국립공원에서는 철저하게 반입금지를 해야하지 않을까?
스리랑카는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작은 나라이고
소득 수준, 경제적인 면은 우리보다 훨씬 낮은 나라이지만,
자연보호, 환경보호를 위한 정책과 국민들의 협조는 본받을 만하다.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국민의식을 지금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꼭 라면을 가지고 산에 올라가야 할까?
꼭 산에서 라면을 먹어야 산에 올랐다고 말할 수 있는가?
라면 먹고 사진을 찍어 SNS에 남겨야 하루를 잘 보냈다고 하겠는가?
산에 오르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