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않고 숙면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없이 많은 꿈을 꾸기도 한다.
잠자는 동안 뇌가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꿈을 꾸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깨어날 땐 대부분 기억되지 않지만,
잔존 기억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무의식 중에 남아 있다가
우연히 꿈과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그것을 예지몽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어릴 때 꿈을 꾸었다고 하면
어른들은 키가 크느라 꾸는 것이라고 하며 개꿈이라고 하였다.
어른이 되어 꾸는 꿈 중에 지금까지도 꿈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있다.
아침에 깨어났을 때 꿈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가지만,
꿈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되면 해몽에 신경을 쓰기도 하면서
매사에 조심스럽게 행동하기도 했다.
아마 예지몽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지몽(豫知夢), 비과학적이고 미신적인 일이긴 하지만,
현실에서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을 꿈 꾸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꿈이라고 하겠다.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짐작할 수가 있다.
결혼하기 전 약혼식 때, 큰 딸의 대학 합격 발표 때,
아들이 과학고등학교 시험 볼 때, 집 이사할 때,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남편이 수술할 때, 친구의 근황, 동료 교사의 상황, 동료 교사의 건강 상태,
나의 건강 상태 등등. 지금도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꿈 들이다.
꿈의 상황, 인물의 표정, 행동, 입은 옷의 상태 등이 단편적으로 나타나지만,
연결하면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기억되는 것이다.
꿈의 내용에 따라 결과가 예견(豫見)되기도 하였다.
요즘도 가끔 선명한 꿈을 꾸면 며칠은 긴장하며 생활하고 있다.
좋은 꿈이면 기대를 하지만, 좋지 않은 꿈을 꾸면 더 긴장하면서 지내게 된다.
또 하나, 나에게만 있는 징크스.
하지만 지금은 고마운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
출퇴근할 때나 밖에서 고양이를 보면 항상 안 좋은 일이 생겼다.
고양이의 크기, 고양이의 색깔에 따라 나타나는 상황은 달랐다.
크기가 크거나 색깔이 진하면(검은색 무늬) 좀 큰 사건,
크기가 작거나 색깔이 흐리면(노란색 무늬) 작은 사건이 생겼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자꾸 반복되다 보니,
고양이를 보면 기분이 나쁘고 긴장하게 되었다.
TV나 책에서 보면 괜찮은데, 실제로 보는 고양이는 싫었다.
출근 길에 고양이를 보면 그 날은 망치는 하루가 되었다.
작은 일이야 항상 일어나지만 이상하게 고양이를 본 날은 큰 사고가 터져
뒷수습하느라고 정신없이 하루를 다 보내기도 하였다.
어떤 때는 며칠 가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마음을 다르게 갖기로 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고양이가 보이면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고마운 동물로 생각하고 그 날은 더욱 마음을 다잡고 신경 쓰며 생활했다.
그러면 일이 생겨도 가볍게 무사히 지날 때도 있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니 '매사에 조심해라'가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매사에 조심히 행동하라고 말하곤 한다.
아이들은 잔소리로 듣겠지만 나는 항상 이야기한다.
어떤 때는 소극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심해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걸어라,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퇴직 후에는 고양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동네를 돌다가 고양이가 보이면 순간 긴장하면서도
이제는 조심하라고 미리 알려 주는 고양이에게
"고마워, 잘 가."라고 말한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