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다.
옛날 친구들과 숲길을 걷다가 가끔 맨발로 걷고 싶을 때,
우리는 용기를 내어 과감히 신발을 벗고 걸어 본 적이 있었다.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촉감은 따끔하면서도 부드럽고,
또 카스테라의 보슬보슬함처럼 흙의 포근함을 느끼면서
마음은 간질간질하고 무언가 해 냈다는 뿌듯함으로
서로를 쳐다보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봄의 숲길도 좋지만, 가을 숲길은 마치 종합 예술같다.
봄의 숲길은 주로 다양한 초록으로
조용히 감상하고 차분하게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가을의 숲길은 여러가지 색깔로 옷을 갈아입은
화려함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위로는 화려하고 아름답게 변한 자연의 모습에 감탄하고,
아래로는 한 발 한 발 걸으면서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모든 나무들이 봄 여름을 잘 보내고 겨울을 준비하기 전 가을,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어 가장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시기이다.
가을은 온 정성을 쏟아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므로,
그래서 가을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때이고
가장 아쉽고 슬프고 고귀함을 느끼는 때이다.
지금 숲길을 지나 저 너머에는 어떤 길이 펼쳐지고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그 모습은 황홀함을 느끼도록 아름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