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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Jun 16. 2023

설경(雪景)

<설경>, 유화, 어수정 作, 2023.6.15




겨울은 역시 눈 온 뒤의 모습이 아름답다.

온 천지에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설경(雪景)은 

아늑하여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진다.

나무 위로 펼쳐진 하얀 눈, 밝게 빛나는 눈 세상이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된 것 같아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젊은 시절엔 이런 눈이 오면 친구들을 만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눈 감상도 하고 

즐겁게 거리를 활보하면서 지냈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친구들과 함께 눈 위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눈이 많이 오면 외출은 삼가고 

창문을 통해 내려 오는 눈을 보면서 지난 날을 추억하곤 한다.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봄은 봄대로 따뜻하고 만물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이유로, 

여름은 여름대로 마음껏 활동할 수 있어서, 

가을은 가을대로 단풍이 아름답고 하늘이 높아서,

각각의 계절이 갖고 있는 장점들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이 있겠지만,

아무리 추워도 나는 겨울이 좋다.


겨울이 좋은 이유를 굳이 말한다면

내가 태어난 달이 겨울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여름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일상생활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잠깐 틀어놓는 것은 괜찮지만,

오래 사용하는 것은 싫다.

지하철을 이용할 때도, 건물에 들어가 있을 때도

오래 있으면 그런 바람은 자연스럽지 못하고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나는 에어컨 바람이 약한 곳으로 가서 

살살 부채질하면서 땀을 식힌다.

그러니 여름에는 활동을 마음껏 할 수가 없다.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고 

올 여름도 기온이 많이 높아진다고 하니

올 여름을 무사히 잘 보내야 할텐데 벌써 걱정이다.


이래저래 아무튼 나는 겨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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