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뛸 때의 상념

D+257

by 김재즈

시작할 땐 좋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떨린다. 아드레날린이 몸속을 휘젓는다. 공소리와 함께 달려 나간다.


35~40% 지점.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반환점을 향해간다. 반환점을 돌면 힘이 날 것 같다.


65~70% 지점.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집에 누워서 영화나 볼걸.


75~80% 지점. 고지가 눈앞이다. 힘들지만 다 끝나간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되뇐다.


95% 지점. 힘이 난다. 힘이 나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진 않는다. 그래도 힘이 난다.


99% 지점. 남은 힘을 모두 짜내어 달린다.


100%. 내가 몇 위를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사히 귀환했고, 나는 결승선에 들어왔다. 시작할 때 맴돌았던 아드레날린이 다시 몸을 휘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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