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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Feb 28. 2018

현대판 불로초의 등장


진시황이 지금 태어났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2230년 전에 불사의 꿈을 품은 이가 있었다. 바로 분열된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하며 스스로를 황제(시황제)로 일컬은 사람, 마오저뚱과 함께 중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1, 2위를 다투는 진시황이다. 

그는 권력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야속한 법, 인간은 누구나 죽어야만 했다. 그가 집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영생을 도와주는 불로초였다. 불로초 구하기에 혈안이 된 진시황은 신하에게 어린 남녀 수천 명을 주고 “동쪽으로 가서 불로초를 찾아 오라. 구하지 못하면 죽을 것이다.”고 명했다. 하지만 신하는 당연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불로초를 찾지 못했고, 진시황은 천하를 순행하는 길에 나섰다가 병에 걸려 나이 50살에 영원히 잠들었다. 시신을 싣고 수도로 가는 길이 지체돼 시신에서 섞은 냄새가 났다고 한다. 


진시황 인물도와 진시황릉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진시황이 지금의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쩌면 현대판 불로초를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대수명은 길어졌고,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들은 늘어났으니 말이다. 





500살을 꿈꾸는 생명 연장 프로젝트 


불로초 찾기는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진다. 인간 수명은 하늘이 주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간다는 의지에 찬 수명 연장 프로젝트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이다.

인간이 늙고 병드는 이유를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중 하나로 꼽히는 요인이 노화 세포이다.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노화 세포가 제대로 제거 되지 못하고 쌓여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은 주변 조직과 세포를 손상시킨다. 그래서 암, 치매, 당뇨, 퇴행성 관절염 등 노화로 인한 질병이 생긴다. 

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과 김채규 교수 연구진팀은 글로벌 연구진과 협력해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물질을 찾아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몸에서 노화 세포를 추출해 배양시켜 다양한 약물을 투여해 보았다. 그 결과 UBX0101 물질이 노화 세포를 없애는 데 눈에 띄는 효과를 보였다. 이 물질은 미국 실리콘밸리 생명과학 스타트업인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Unity Biotechnology)에 기술 이전 됐고, 유니티는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노화 세포 제거 과정


노화를 막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수혈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에서는 수혈을 통한 회춘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한다.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혈관을 하나로 연결하자, 늙은 쥐에게 에너지가 생겼다. 65세 이상 치매 환자 18명에게 젊은 사람 혈장을 투여하자 치매 증상이 완화됐다. 신생아 탯줄 혈액을 늙은 쥐에게 주입하자 기억력, 판단력 등 뇌 기능이 향상됐다. 이 쥐 수혈 실험에 참여해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한 제시 카마진(Jesse Karmazin)은 젊은이의 피를 늙은이에게 수혈하는 기업 암브로시아(Ambrosia)를 창업했다.


미국 드라마 <실리콘밸리>에서 나이 든 억만장자가 젊은이의 피를 수혈 받는 장면


구글 역시 생명 연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구글의 장수 연구 자회사인 칼리코(Calico)는 인간 수명을 500세까지 연장시키는 담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진시황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생명 연장에 쏟았듯, 오늘날 글로벌 기업과 거부들은 부와 권력을 생명 연장에 쏟는다. 더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생명 연장 산업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가 대중화 됨에 따라 산업은 더욱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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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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