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2일
오늘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밤식빵을 구웠다. 어제 배운 대로, 이제 남은 건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것뿐이었다. 오븐 안에서 점점 부풀어 오르는 빵을 보면서 커피를 내렸다. 커피 머신이 내뿜는 소리는 여전히 낯설다. 바리스타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냥 평범한 커피다. 하지만 빵과 곁들이기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어젯밤 술자리 때문에 누나는 차를 회사에 두고 갔다. 그러니까 내가 픽업하러 가겠다고 했지만, 역시나 거절당했다. "괜찮아." 누나는 항상 그렇게 말한다. 나는 그게 조금 슬프다. 단순히 잘 모시면서 운전하고 싶었던 건데. 13년 동안 무사고로 운전했고, 누구보다 안전하게 몰 자신도 있다. 물론 최고의 드라이버는 아닐지 몰라도, 사고 없이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도 누나는 밤식빵을 보고 "정성 가득이네."라고 말했다. 그 말이 좋다. 어쩌면 내가 빵을 굽는 이유는 오직 그 말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나가 나에게 "역시 네 빵이 최고야."라고 말해준다면, 나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다. 그러면 충분하다. 단순하고 확실한 이유다.
아침의 장면이 다시 떠오른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밤식빵, 부엌 가득 퍼지는 구수한 향기. 조심스럽게 꺼내어 식힘망 위에 올려두고, 그 옆에 커피 한 잔을 두었다. 따뜻하고 적당히 바삭한, 딱 누나가 좋아할 정도의 식빵. 그리고 창문을 스치는 바람.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누나는 여전히 내가 만든 빵을 먹고, 나는 여전히 누나가 그걸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어쩌면 모든 것이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한 것만으로 충분한 날들이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