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서프라이즈 용돈
9/10 수요일
며칠 전, 밤 9시경.
옆집 놈의 목소리가 또다시 헤드셋을 뚫고 들어왔다.
(옆집 사람이 왜 ‘놈’이 되었는지 궁금하시다면 93번 글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시간과 상관없이 낮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면 신경이 곤두선다.
엄마에게 카톡을 했다.
내가 남자라면 옆집 놈한테 직접 뭐라고 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러자 엄마가 용돈을 보내줬다.
갑자기 이게 웬 떡이냐..
(순간 내 안에 악마가 속삭였다. 종종 써먹을까? 이 방법 좋은데..? 사악한 미소.. 금방 다시 정신을 차렸다.)
옆집 놈 때문에 열받았던 마음이 사르륵 풀렸다.
엄마는 평소에 안 쓰던 하트까지 붙여서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했다.
홍여사님.. 무슨 일이에요..
평소에 안 쓰던 존댓말이 절로 나왔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엄마의 서프라이즈 용돈을 받고 네일숍을 예약했다.
변시 때까지 셀프네일을 하며 가끔 기분전환을 하려고 했는데 네일숍에 가서 아주 귀여운 곰돌이 네일을 했다.
변시 전 마지막 네일이어서 신중을 기해 최고로 귀여운 걸로다가 디자인을 고른 것이다.
(앞으로는 갈 시간이 없다.)
당분간 손톱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을 거 같다. 유후~
민법 주간.
계속해서 민법을 공부했다.
저당권 쪽을 공부하는데 한 판례를 다 설명하고 나서 강사가 말했다.
‘이 판례는 어지러히 뒤틀려있는 판례입니다.’
정말 어지럽고 위장이 뒤틀리는 느낌이네요..
상황과 결론을 암기하라고 했다.
시험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거 같으나 어려운 판례라서 별 두 개를 하라고 했다. (제발 나오지 말아라..)
너무 어려워서 손톱에 있는 곰돌이를 한 번 쳐다봐줬다.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역시 귀여운 게 최고야.
민법 인강을 듣는데 새삼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지금 듣고 있는 인강 강사의 강의를 원래 로스쿨 삼 년 내내 들었었는데 그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서 결국 삼학년 때 이 강사랑 도저히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은 다 이 강사의 강의를 들었었는데 그 아이들은 그때부터 기본기가 어느 정도 있었어서 이 강사의 강의가 잘 들어왔었나 보다.
나는 고시촌에서 다년간의 공부를 하고 나니 이제야
‘아 이 강사 잘 가르치는구나’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동안 용감하게도 민법 암기장 강의 없이 기출만 반복 회독했었는데 사례는 평타는 나왔지만 객관식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객관식에서는 사례에서는 나오지 않는 지엽적인 판례들도 나오고 학생들이 주로 공부하는 판례 요지가 아닌 부분에서 선지를 가져오기도 해서 확실히 모르면 풀 수가 없다.
선지플레이를 할 수도 없게 항상 2개 선지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찍을 수도 없다... 나는 찍은 건 죄다 틀렸다.. 껄껄. 찍기 운이 없는 거 같다.
마치 모래 위에 성을 쌓는 듯 아슬아슬했던 나의 민법 실력.. (물론 지금도 아슬아슬함...)
민법이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민법 주간에는 다들 얼굴이 잿빛이다.
(사실 학원 안 가서 모르지만 안 봐도 비디오임.)
6월 모의고사 기간을 시작으로 방대한 양의 강의를 해치우고 보니 비어있던 부분이 그나마 좀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휴..
아직도 강의가 남아서 분발해야 된다.
무조건 이번 민법 주간에 다 들어야 된다.
안 그러면 시간이 없다.
그리고 이렇게 1회독만 해서는 아예 공부를 안 한 거나 다름없다. 나중에 기억이 안 나기 때문이다.
반복 회독 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머리에 과부하가 올 때쯤 무화과 케이크를 먹었다.
요즘 무화과 철이라던데.
이럴 때 많이 먹어야지. 냠냠 굿~~
비주얼도 아름다운 무. 화. 과. 케이크.
부드럽고~
촉촉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려서 아쉬웠다..
내일은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다.
오랜만에 수다를 떨 수 있다.
그리고 주말 동안 본가에 갈 것이다.
본가가 사실 경기도인데 여기서 가려면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야 해서 넉넉히 두 시간은 잡고 가야 한다.
그래서 잘 안 가게 되는 거 같다.
힐링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피곤해져버리고 만다. 그래도 돌아오는 일요일에 특강이 없으니 집에 가서 엄마밥 먹고 강아지랑 놀고 올 것이다.
물론 공부도 할 것이다!
주말을 고대하며 한 주 힘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