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 불금 아니고 불공
10/17 금요일
어제 솔직한 나의 심정을 쓰고 나서도 공부를 계속하는 나 자신을 보고 생각했다.
힘들어 죽겠는데도 계속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하고.
꿈?
부모님?
그동안 공부만 하며 보낸 시간이 아까워서?
자존심?
타인의 시선?
간절함?
알고 보면 나는 공부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다른 애들이 나보다 더 뛰어나서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내가 이 순간을 힘들다고 회피하고 외면해서, 그래서 해야 할 것을 못해서 시험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후회하기 싫어서.
너무 힘들지만, 매일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나도 주말에는 쉬고 싶고, 단풍 구경도 가고 싶고, 크리스마스도 챙기고, 새해 카운트다운도 생방송을 보면서 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어차피 그것들은 나중에 할 수 있으니까 크게 아쉬워하지 않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그저 매일매일 꾸준히 공부를 할 수 있는 것.
내가 아프지 않고, 부모님이 아프지 않고, 시험 때까지 아무런 변수 없이 무사히 시간이 지나가는 것.
그게 내 소원이다.
이제 시험 때까지 딱 81일이 남았다.
보내온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 남았다.
81일.
정말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
나 자신아. 조금만 더 참아봐.
그냥해. 별 생각 없이.
끝이 있어.